18일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이번 대선에서는 개표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4시간 30분 가량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추정치는 제15대 대선 투표율 80.7%와 16대 대선 투표율 70.8%의 평균인 75%를 이번 대선 투표율로 잡았을 경우에 산출된 것이다.
50% 안팎의 개표가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오후 9시경 당락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어서 국민들은 '초저녁'에 청와대의 다음 주인을 알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이처럼 개표가 속전속결로 진행될 수 있는 것은 2002년 16대 대선 때에도 그 성능을 발휘한 '투표지 분류기' 덕분이다.
1997년 제15대 대선 때에는 2604만여 명의 투표용지를 일일이 손으로 개표작업을 진행해 7시간 30분이 소요, 이튿날 새벽이 돼서야 당선자를 알 수 있었다.
16대 대선 때에는 투표지 분류기가 도입돼 개표 시작 3시간 50분 만에 2478만여 명의 개표를 거의 끝냈고, 그에 앞선 오후 10시가 조금 지나서 당선자가 사실상 확정됐다.
당시 노무현 당선자는 밤 10시30분경 당선 기자회견을 가져 차기 대통령을 기정사실화 한 바 있다.
이번 대선의 개표작업이 지난 대선보다 40분 가량 더 소요될 것이란 전망은 투표자가 지난 대선 때보다 340만 명 가량 많은 75%의 투표율을 가정했기 때문인데, 실제로는 개표시간이 더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다.
선관위가 12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 이번 대선에서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유권자가 67%로 지난 대선 직전 실시한 동일한 여론조사 때보다 대폭 감소, 실제 투표율은 16대 대선의 70.8%를 밑돌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난 대선에서는 노무현 후보와 이회창 후보가 박빙의 승부를 펼쳐 개표막판까지 결과를 가늠하기 어려웠으나, 이번 대선에서는 12일까지의 각종 여론조사 결과대로 이명박 후보에게 표 쏠림 현상이 나타난다면 조금 더 빨리 당선자의 윤곽이 드러날 수도 있다.
또 지난 대선 때는 분당 220~250장의 투표용지를 분류했던 투표지 분류기 930대를 사용했지만, 이번에는 분당 240~280장을 분류할 수 있는 성능이 향상된 분류기 1377대를 투입할 예정인 점도 개표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요인이다.
이처럼 개표 시간이 단축되면 예산 절감 효과도 쏠쏠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대선을 완전 수작업으로 개표한다고 가정하면 8시간이 소요돼 개표사무원만 2만9760명이 필요한데다 선거 이튿날까지 작업을 해야 해 40억 원의 예산이 들지만, 투표지 분류기 투입으로 개표시간이 절반으로 단축되면 개표사무원은 2만여 명이 소요되고, 예산도 17억 원선으로 절감된다.
수작업 개표를 했던 15대 대선에서는 39억3000만 원의 예산이 들었지만 투표지 분류기를 사용한 지난 대선에서는 10억4000만 원에 불과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18일 "투표지 분류기 도입으로 예산절감은 물론 투표시간을 대폭 단축할 수 있게 돼 오후 9시면 대체적인 윤곽이 드러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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