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당, 참담한 성적표에 '충격'

  • 입력 2007년 12월 19일 20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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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은 19일 각 방송사들의 대선 출구 여론조사 결과 참담한 성적표를 받고 충격 속으로 빠져들었다.

권영길 후보는 이날 태안 기름유출사고현장 자원봉사활동을 마치고 오후 5시경 서울 문래동 당사로 돌아와 선대위원장 등과 간단히 회의를 가진 뒤 개표방송이 시작된 오후 6시 직전 당사 6층에 마련된 개표방송상황실로 들어섰다.

개표방송이 시작되고 MBC와 KBS가 각각 2.9%, SBS가 3%의 예상득표율을 보도하자 초초히 결과를 기다리던 권 후보와 문성현, 심상정 공동선대위원장 등의 표정은 일순간 굳어졌다.

대부분의 당직자들도 예상득표율을 확인하고는 한결같이 굳은 표정으로 TV 화면을 쳐다볼 뿐 말문을 열지 못했다. 일부 여성 당직자들은 "어떡해"라고 말하며 고개를 떨구고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권 후보는 잠시 개표방송을 지켜보다가 선거결과에 대한 반응을 정리하기 위해 자리를 비우고 회의실로 향했다.

권 후보는 20여분간 자리를 비운 뒤 다시 상황실로 나타나 허탈한 미소를 지으며 당직자들에게 "수고했다"며 격려한 뒤 소감을 밝혔다.

권 후보는 "국민 여러분의 판단을 겸허히 받아들인다. 민노당은 미래에 대한 투자를 호소드렸다. 어려운 조건 속에서도 국민 여러분께서 해주신 그 지지를 밑거름으로 해 다시 비상하겠다"고 말했다.

권 후보는 소감을 밝힌 뒤 당직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고 곧바로 당사를 떠났고 나머지 당직자들도 뒤를 이어 줄줄이 자리를 비웠다.

박용진 선대위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출구조사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당선 예정자에게 축하를 보내야 하겠지만 축하 말씀을 건넬 수 없는 지금의 비정상적인 상황이 안타깝다"며 "이명박 후보가 특검의 수사대상이라는 점과 온갖 의혹의 대상이라는 점이 오늘 결과를 바라보는 국민의 마음을 어둡게 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저조한 득표율과 관련해 당 일각에서는 최고위원 총사퇴 등 당 지도부 책임론이 제기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BBK 주가조작 사건 등의 프레임에 갇혔고 충분한 TV토론 기회를 얻지 못했던 악조건 속이었지만 당 경선이 끝났을 때 범여권이 지리멸렬한 상태였음에도 이를 활용하지 못했고 선거전략도 부재했다는 비판이 솔솔 제기되고 있다.

당 지도부도 최고위원 총사퇴와 선거결과 대책 등을 안건으로 놓고 최고위원회의를 가능한 빨리 열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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