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에서만 열린우리당 자유민주연합 국민통합21 등의 정당이 문을 닫았고, 중도개혁통합신당이 생겼다 사라졌으며, 대통합민주신당 중도통합민주당 국민중심당 창조한국당 참주인연합 등이 생겨났다.
▽두 번 이상 당적 바꾼 사람 101명=23일 국회사무처의 ‘17대 의원 당적 변경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체 지역구 의원 243명(현재 1명은 궐원) 중 136명은 한 번 이상(두 번 이상 바뀐 사람 101명 포함) 당적이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지역구 의원 가운데 당적이 한 번도 바뀌지 않은 사람은 106명이지만 이 중 재·보궐선거로 당선된 15명을 빼면 17대 총선 당선 때의 당적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의원은 91명(37.4%)에 불과하다.
17대 국회에서 가장 당적을 많이 변경한 의원은 모두 5차례나 소속을 바꾼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의원이 21명이나 된다.
김한길 강봉균 등 이른바 ‘김한길 그룹’ 의원 18명은 노무현 대통령과 정치적으로 분리되는 ‘반(反)한나라당’을 만들 생각이었지만 대선 판도는 못 바꾸고 당적만 5차례 바꿨다.
유선호 신중식 의원은 열린우리당을 탈당해 민주당으로 갔다가 대통합민주신당으로 돌아온 경우. 신국환 의원은 무소속으로 당선돼 국민중심당에 입당했다 중도개혁통합신당 창당에 참여하고,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진 뒤 대통합민주신당으로 당을 옮겼다.
▽6개 시도에서는 당적 유지한 총선 당선자 아무도 없어=당적을 4번 바꾼 의원은 이인제 의원과 유필우 의원 두 사람이다.
이인제 의원은 자민련으로 당선됐으나 2005년 12월 탈당해 이듬해 1월 국민중심당에 입당했다가 올해 5월 민주당으로 옮겼다. 유 의원은 한 발 늦게 ‘김한길 그룹’에 합류한 경우다.
김효석 이낙연 김홍업 등 소위 ‘민주당 대통합파’로 불렸던 의원들은 대통합민주신당으로 합류하는 과정에서 당적이 3번 바뀌었고, 김영춘 김선미 의원은 대통합민주신당에 합류한 뒤 지지하는 대선 후보를 위해 탈당, 각각 창조한국당과 참주인연합으로 갔다.
한편 광주·대전·충북·전북·전남·제주 등 6개 시도에서는 17대 총선 당선자 중 선거 당시 소속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의원이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역 의원 중 당적을 바꾼 일이 없는 국민중심당 심대평 의원은 보궐선거 당선자다.
한나라당 의원 중 소속이 2번 이상 바뀐 사람은 정몽준 박성범 의원이다.
정 의원은 당선 당시 국민통합21 소속이었으나 당을 없앤 뒤 무소속으로 있다가 최근 한나라당에 입당했다. 박 의원은 지난해 지방선거 당시 공천헌금 수수 의혹이 불거지자 탈당했다가 올해 7월 복당했다.
한나라당 소속이던 최연희 곽성문 의원은 탈당해 현재 무소속이다.
숱한 당적 변경이 있었지만 열린우리당 당선자 중 한나라당으로 옮기거나, 반대로 한나라당에서 열린우리당 또는 대통합민주신당으로 옮긴 경우는 없었다.
다만 열린우리당으로 당선된 강길부 의원은 대통합민주신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있으면서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후보 지지를 표명했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 탈당-입당의 辯 ‘단골 메뉴’는…“대통합” “중도개혁”
17대 국회 들어 당적을 많이 바꾼 의원들은 그때마다 “국민의 비판을 달게 받겠다”면서도 ‘대통합’ ‘중도개혁’ 등 그럴싸한 탈당과 입당의 명분을 내놓았다.
열린우리당을 탈당해 민주당과 중도통합민주당을 만들었다가 다시 대통합민주신당에 합류한 김한길 그룹은 ‘대통합’이 단골 메뉴였다.
김한길 의원 등은 2월 26일 열린우리당을 탈당할 때 “돌팔매를 맞더라도 대통합의 물꼬는 트는 것이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후 5월 중도개혁통합신당 창당, 6월 중도통합민주당 합당, 그리고 8월 다시 집단 탈당을 통한 대통합민주신당 합류 등 6개월 만에 4개의 정당을 옮겨 다녔고 그때마다 ‘대통합’을 내세웠다.
국민중심당 공동대표를 지낸 뒤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까지 출마했던 신국환 의원은 5일 뒤늦게 대통합민주신당에 입당하면서 “국민이 하나 되는 중도정치를 열어 가야 한다”며 ‘중도정치’ 실현을 역설했다. 그는 민주당 경선에서 이인제 후보에게 패한 뒤 11월 7일 민주당을 탈당할 때는 “이념과 정파적 대결에 휘말리지 않고, 문경시민과 예천군민의 뜻을 받들고자 다시 무소속으로 돌아간다”고 말했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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