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 중시- 李 위원장 숙대총장 4연임 - 개혁 성공 높이 평가
미래 지향- 입법의원 전력 문제되자 “능력이 중요” 주변 설득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25일 ‘이명박 정부’의 첫 인사인 대통령직인수위원장과 당선자 보좌진 인선 내용을 발표함에 따라 이 당선자의 인사 스타일이 주목받고 있다. 인수위원장에서부터 각 분과 주요 인수위원 인사를 관통한 키워드는 이 당선자가 평소 강조했던 ‘실력’과 ‘실용’이었다.
▽과거는 문제 안 돼=이 당선자는 인수위원장으로 이경숙 숙명여대 총장을 일찌감치 점찍어 두었다고 한다. 이 총장의 위원장 발탁에 대해 이 당선자 측근 그룹 내부에서 이견과 비판이 꾸준히 제기됐지만 이 당선자는 마음을 바꾼 적이 없다고 한다.
이 총장이 내정된 24일 밤까지도 이 당선자의 일부 측근은 이 총장의 군사정권 시절 입법의원 전력을 이유로 반대의견을 제기했지만 이 당선자는 이 총장을 인수위원장으로 임명했다. 이유는 이 총장의 실력과 성과를 높이 샀기 때문이다.
입법의원 경력에 대해 이 당선자는 “4차례나 총장 업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는데 그게 무슨 흠이냐”며 오히려 측근들을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에 얽매이기보다는 실력과 미래를 보고 인사를 한다는 이 당선자의 ‘실용주의’가 묻어나는 대목이다. 특히 이 당선자가 강조했던 ‘탈(脫)여의도 정치’의 본보기도 된다.
▽실력과 성과 중시=박진 박재완 최경환 의원을 중용하기로 한 것도 이 당선자의 ‘실용주의’와 맥이 닿아 있다. 이들은 소위 ‘친이(친이명박)계’가 아니었지만 실력을 중시해 발탁된 케이스다. 박진 의원은 당내 최고 외교 전문가이고, 박재완 의원은 교수 시절뿐 아니라 의정활동을 통해 공공부문 개혁 분야에서 탁월한 역량을 보였다. 최경환 의원은 경제살리기특위 간사를 맡아 이 당선자의 경제 공약을 주도했다.
임태희 당선자 비서실장도 ‘이명박 맨’은 아니었다. 뒤늦게 합류했지만 치밀한 기획력과 무거운 입으로 이 당선자의 신뢰를 얻었다.
▽나이는 평가기준 안 돼=이 총장과 부위원장으로 임명된 김형오 의원이 60대라면 인수위에 전진 배치될 의원들은 모두가 40대 후반이나 50대 초반으로 젊다. 경륜과 패기를 조화롭게 구성해 새 정부의 청사진을 짜겠다는 의지가 보이는 대목이다.
한 측근은 “이 당선자는 나이를 크게 고려하지 않는다. 젊은데 일을 잘하면 더 좋아한다”면서 “전문가로서 경륜도 중시하지만 젊다고 무조건 안 쓰는 스타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전체적인 ‘하모니’ 강조=이 당선자는 서울시장 인선 때부터 개인의 능력도 중시하지만 인간성과 전체 구도에서의 조화를 중시했다고 한다.
인수위 부위원장에 4선의 김형오 의원을 발탁한 것도 인수위 전체의 조화를 위해서라고 한다. 원만한 성격의 김 의원이 외부 여성 위원장과 위원들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하면서 인수위의 잠재적 갈등 요인을 제거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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