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 부동산시장 기상도… ‘안’은 햇살 ‘밖’은 흐림

  • 입력 2008년 1월 2일 02시 52분


《‘도심 재개발 재건축 유망.’ ‘한반도 대운하 주변 주목.’ ‘신도시 개발 흐림.’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부동산 시장의 기상도를 이같이 전망했다. 특히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도심 재개발 재건축 활성화’로 무게중심을 옮길 것으로 보여 ‘재개발 지분’과 ‘재건축 아파트’ 등이 가장 매력적인 투자처로 꼽힌다. 동아일보가 부동산 전문가 13명에게 설문조사한 결과에서도 재개발 계획이 몰린 서울 뉴타운과 용산구 등이 가장 유망한 투자처로 거론됐다. 하지만 재개발 재건축 분야는 조합 구성원 간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곳이 많아 지분 구성이나 입지 여건 등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 재개발 재건축 유망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선거 기간에 “신도시 개발보다 도심 재개발 지역의 용적률(대지 면적 대비 건물 연면적 비율)을 높여 연간 50만 채 이상의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거듭 밝혔다. 또 현재 250%인 서울 지역의 용적률을 더 높이겠다고도 했다.

강남 재건축에 대해서는 용적률을 높이기 어려우면 층고 완화를 통해 초고층 아파트를 세우겠다고 말한 점도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서울 도심 재개발 지역 중에서는 용산구가 가장 유망한 것으로 꼽혔다. 국제업무단지가 들어서고 미군기지가 옮겨가는 등의 호재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또 강남과 가까운 성동구 성수동 뚝섬과 금호동, 옥수동 등도 유망 재개발 지역이다.

이 당선인이 서울시장 재직 때 시작했던 뉴타운 사업도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올해 지정될 4차 뉴타운 후보지들의 소형 지분(단독, 다세대, 연립주택)은 투자가치가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용산구 서계동 청파동, 성동구 성수동, 성북구 정릉동, 중구 신당동, 강북구 미아동 수유동 등이 유력 후보지로 거론된다.

강남 재건축 시장도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벌써부터 들썩이고 있다.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와 대치동 은마아파트, 개포동 주공아파트, 송파구 잠실동 주공5단지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섣부른 기대는 금물이라는 지적도 많다. 새 정부가 투기가 다시 나타나는 것을 우려해 소형 평형 의무 건립 비율 등 재건축 규제의 큰 줄기는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 당선인 측은 재건축 규제를 완화하더라도 개발이익을 철저히 환수할 수 있는 장치를 반드시 마련하겠다고 공언해 재건축 사업의 수익성이 크게 오르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등에 대해서도 이 당선인 측은 단계적인 완화 방침을 밝히고 있지만 1주택 장기 보유자 등에 한정될 가능성이 높아 세제(稅制) 완화에 따른 시세차익 보장도 수요자들의 기대에 못 미칠 것으로 보인다.

○ ‘한반도 대운하’ 주변 지역 주목

대운하 건설은 이 당선인의 핵심 공약 중 하나다. 사업이 시작되면 굵직한 사업이 줄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여객 및 화물터미널 예정 지역이 주목받고 있다. 경기 여주군, 충북 충주시, 경남 밀양시, 경북 구미 문경 상주시, 대구, 전남 나주시, 광주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새 정부의 주요 부동산 공약 중 하나는 땅값이 싼 그린벨트와 산지, 구릉지를 활용해 분양가를 낮추겠다는 것이다. 이런 땅은 개발가능용지의 절반 이하 가격에 확보할 수 있다는 게 새 정부의 구상이다.

하지만 수도권에서 활용 가능한 그린벨트와 구릉지 중 상당수가 연접개발제한 등 각종 규제를 받고 있는 데다 환경 단체들의 반대가 예상되는 등 장애물도 있다.

○ 신도시 개발은 퇴조할 듯

이 당선인은 줄곧 대규모 신도시 개발에 반대해 왔다는 점에서 새 정부가 출범하면 신도시 개발 계획은 일정 부분 수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판교와 광교, 파주, 김포신도시 등 이미 개발이 진행 중인 곳은 계획대로 추진되겠지만 송파신도시와 송파신도시의 후광(後光)효과로 들썩이던 송파구 거여동 마천동, 성남시 구(舊)시가지, 하남시 일대 등은 개발 기대감이 줄어들고 있다.

이 밖에 현 정부가 강력하게 밀어붙인 행정중심복합도시나 동탄2신도시 등도 사업 내용이 상당 부분 수정될 가능성이 있다.

이종식 기자 be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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