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 ‘집단지도 체제’ 구성후 넘어야 할 3가지 판도

  • 입력 2008년 1월 2일 02시 52분


대통합민주신당이 합의 추대에 의한 집단지도체제 구성으로 대체적인 가닥을 잡았으나 총선과 이후 진로 설정을 위해서는 넘어야 할 세 가지 파도가 남았다.

첫째, 당 대표로 손학규 전 경기지사를 추대하는 데 회의적 의견이 있다. 당내 수도권 초·재선과 386 의원 상당수는 현 정부의 국정 책임에서 가장 자유롭고 수도권에 영향력이 있으며 안정감과 개혁적 이미지를 가진 손 전 지사를 적임자로 밀고 있다.

그러나 지도부 경선을 주장한 김한길 그룹과 일부 친노(親盧·친 노무현) 의원들은 “손 전 지사가 당을 전면 쇄신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한다. 서울의 한 초선 의원은 “남의 당에서 격차가 많이 나는 3등을 한 사람을 총선에서 얼굴로 내세우는 건 좀…”이라고 난색을 표했다.

당 일각에서는 1980, 90년대 위기에 빠진 영국 노동당이 토니 블레어를 내세운 것처럼 파격적인 대표를 세워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당 쇄신위원회 소속의 한 의원은 “이런 때 40대 대표를 뽑는 창의적인 발상을 해야 한다”며 ‘40대 기수론’을 내세웠다.

둘째, 대선 패배 요인 등 당에 대한 냉철하고 객관적인 평가다. 대통합민주신당과 전신인 열린우리당은 2006년 5·31전국동시지방선거 이래 각종 재·보궐선거에서 참패하면서도 자체 평가를 소홀히 했다. ‘선거 백서’조차 제대로 발간한 적이 없을 정도다.

당 쇄신위 관계자는 “정동영 전 대선 후보의 태생적 한계와 대선 전략의 실책에서부터 현 정부, 열린우리당, 대통합민주신당 등에 대한 전체적인 평가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셋째, 당의 향후 정책 노선과 가치를 어디에 두느냐다. 당내에서는 민주 개혁 평화 같은 추상적인 구호로는 국민의 호응을 끌어내기 어렵다는 데 대체로 공감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김근태 당시 열린우리당 의장이 주장하고 다수 의원이 공감하는 것으로 알려진, 미국 민주당 같은 정당을 지향하지 않겠느냐는 예측이 나온다. 미국 민주당은 이념적으로는 보수에 가깝지만 정책은 민주노동당도 제시하지 못하는 진보적인 것이 많다는 분석이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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