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당선인은 이날 SBS와 KBS TV 신년 대담에 잇달아 출연해 “행여 제가 취임하면 주택 가격이 오르고 투기가 일어날 것이라는 생각은 잘못 알고 계신 것이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어 그는 “(집값은) 조세정책만으로 잡을 수 없다. 조세로 잡으면 일시 주춤하지만 공급 물량이 적어져 또 투기가 일어나고 더 위험해진다”면서 “(부동산 관련 조세를) 당장 조정할 생각은 없다. 이미 금년에 부과됐으니 시장 추세를 봐 가며 융통성 있게 (조정)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당선인은 북한이 10·3합의에 따른 시한인 지난해 12월 31일까지 북핵 신고를 마치지 않은 데 대해 “불성실한 신고를 하는 것보다는 조금 늦어지더라도 성실한 신고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 진정한 (핵)폐기의 첫걸음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남북 정상회담과 관련해 “진정한 대화가 된다면 언제든 만날 수 있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 더욱 신뢰를 갖고 대화해야 한다”고 가능성을 열어 두었다.
이어 이 당선인은 정부조직 개편에 대해 “우리 정부 부처는 줄이는 게 맞다. 이것이 시대적 소명이고 국민도 바라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다만) 무리하게, 과격하게 하지는 않겠다. 안정 속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노동 정책에 관해 그는 “친(親)기업정책을 쓴다는 것이 반(反)노동자 정책이라고 할 수는 없다. 상충 아닌 조화를 이룰 수 있다고 본다”면서 “노조 대표 또는 각 노동단체 대표를 만나 간곡히 협력을 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새 정부의 각료 인선 기준에 관해 이 당선인은 “국민을 섬기는 봉사정신을 가진 분들이 나와야 한다. 세계화된 시대니까 전문성이 있어야 한다”며 “학연이나 지연, 혈연에 전혀 구애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이 당선인은 이날 저녁 박희태 정몽준 의원 등 당내 5선 의원 5명과 만찬을 함께하며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4강 외교가 중요하다. 1월 중 특사를 보내는 게 좋겠다”며 “특사는 중량감 있는 인사로 하는 게 맞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성원 기자 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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