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당선인은 이날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강당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일본에 감탄하는 것이 대장성이다. 우리로 하면 재무부다. 일본 같은 전통적 관료사회에서 그 사회를 완전히 지배하고 있던 대장성을 없애는 조직 개편을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래서 그들은 ‘잃어버린 10년’이 아니라 10년 동안 많은 어려움 속에서 준비를 갖춰서 지금 나타났다”고 말했다.
일본에서는 1990년대 후반 공룡 엘리트 집단으로 상징되던 대장성이 부패에 휩싸이고 글로벌 시장에 맞춰 시장중심의 투명하고 효율적인 행정을 추진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대두되자 2001년 획기적인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금융정책 기능과 금융 감독·검사 기능을 금융청으로 독립하고, 거시경제 담당 기능을 내각부(한국의 대통령비서실)로 이관하는 등의 방향으로 진행된 대장성 개혁 과정을 돌아볼 때 한국의 재정경제부 내 금융정책국을 떼어내 금융감독위원회, 금융감독원과 통합해 금융청(부)으로 독립시킬 가능성 등이 제기되고 있다.
이 당선인은 이어 “(공무원들이) 자신이 소속된 부처의 이해를 반영시키려고 (인수위원회에) 나왔다면 생각을 바꿔야 한다. 내 부처가 이대로는 안 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며 “부처 이기주의를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당선인은 논란이 되고 있는 4월 총선 공천 시기와 관련해 2월 임시국회 기간에 공천이 이뤄지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 당선인은 이날 KBS 뉴스 대담에서 “임시국회에서 정부조직법도 바꿔야 하고 새 내각에 대한 인사청문회도 해야 하는데 그 기간에 공천 문제가 겹치면 국회가 잘 안 될 것이다. 공천을 못 받은 국회의원의 경우 임시국회에 나와 일을 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같은 언급은 사실상 공천 시기를 대통령 취임(2월 25일) 이후로 늦추겠다는 뜻으로 해석돼 취임 전 공천을 주장해 온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측의 반발이 예상된다.
이종훈 기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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