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움직일 재료 없는 탓… 휩쓸리지 말고 옥석 가려 투자해야”
“인수위 효과를 주목하라.”
2008년 증시가 하락세로 출발한 가운데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쏟아져 나오는 각종 발언과 움직임에 따라 종목별로 큰 기복이 나타나고 있다.
이른바 ‘한반도 대운하 관련주’들은 개장 첫날부터 이틀 연속 가격 제한폭까지 오르다 급락하는가 하면 건설주들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통신요금 인하를 추진하겠다는 발표가 나오자 수익률 하락 가능성이 제기된 통신주는 다소 지지부진한 상태다.
○ “새 정부에 대한 기대로 민감하게 반응”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종목은 한반도 대운하 관련주. 중소형 토목 건설주로, 관련 기술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삼호개발 특수건설 동신건설 홈센타 등은 올해 첫 개장일인 2일에 이어 3일에도 가격 제한폭까지 올랐지만 4일에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대우건설 현대건설 GS건설 삼성물산 대림산업 등 대운하 건설과 관련해 인수위와 모임을 가진 5개 대형 건설업체는 대체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새만금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자(子)회사가 새만금 관광개발 지분을 65% 보유한 케이아이씨는 주가가 급등했다.
반면 SK텔레콤 KTF LG텔레콤 등의 주가는 “통신요금을 20%가량 인하하겠다”는 인수위의 방침이 알려지면서 주춤한 상태다.
“공교육을 강화한다”는 인수위의 정책 기조에 따라 웅진씽크빅 대교 YBM시사닷컴 등 교육주는 일시적으로 하락했다 4일 회복세를 보였다.
인수위의 영향으로 증시가 출렁이는 데 대해 전문가들은 최근 증시를 움직이는 변수가 적은 상태에서 새로운 변수가 등장하자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교보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고(高)유가,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위험 등 이전부터 지속돼 온 요인을 빼면 요즘 증시를 움직일 만한 재료나 에너지가 풍부하지 않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새 정부 정책이 나오자 시장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 “정책별 영향 심층 분석해 판단해야”
투자 여부를 판단할 때는 새 정부의 업종별 정책이 기업들의 실적에 실제 영향을 미칠지를 깊이 있게 살펴야 한다.
일단, 대운하 관련주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현대증권 임상국 연구원은 “대운하 건설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려면 특별법 제정, 환경영향평가, 민간자본 유치 등 여러 과제를 해결해야 하지만, 실제 추진된다면 파급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보여 관련 종목들이 추가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장기적으로는 정책 로드맵에 따라 종목별로 ‘옥석(玉石) 가리기’가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과거 분당, 일산 등 5대 신도시를 만들 때도 관련 종목의 주가 상승이 오래가지 못했다”며 “대운하는 시작 시기, 노선, 재원 등 어느 것도 명확히 정해지지 않은 데다 이를 통해 실제 이익을 낼 수 있을지도 불투명해 상승세가 지속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동통신 요금 인하에 대해 한화증권 박종수 연구원은 “인하 시기와 방법에 대한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나기 전까지는 이동통신 업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교육주는 종목별로 차별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메리츠증권 김미연 연구원은 “새 정부의 공교육 내실화 정책이 성공할 경우, 독점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거나 방과 후 학교 프로그램 등에 성공적으로 진출하고 있는 등 자신만의 강점을 가진 교육업체만 살아남고 그렇지 않은 업체는 도태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증권 오현석 연구위원은 “투자자들은 해당 업종과 관련된 정책이 일과성으로 끝날 것인지, 지속적으로 유지될지와 함께 주가가 반응하는 정도가 적절한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추진 정책 관련 종목 | |
정책 | 종목 |
한반도 대운하 건설 | 대우건설, 현대건설, GS건설, 삼성물산, 대림산업, 두산건설, 태영건설, 코오롱건설, 쌍용양회, 성신양회, 동양메이저, 현대제철, 동국제강, 한국철강, 현대엘리베이터, 미주레일, 두산인프라코어, 쌍용정보통신, 삼호개발, 특수건설, 이화공영, 동신건설, 홈센타 |
통신요금 인하 | SK텔레콤, LG텔레콤, KTF, LG데이콤 |
새만금개발 | 케이아이씨 |
공교육 자율성 강화 | 메가스터디, 대교, 웅진씽크빅, YBM시사닷컴, 크레듀 |
자료: 현대증권 하나대투증권 굿모닝신한증권 메리츠증권 |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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