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 쇄신 갈등 평행선… 안영근 의원 “한계 느껴” 탈당
대통합민주신당은 3일 당 대표를 합의 추대한다는 내용의 쇄신안을 발표했지만 지도부 구성 및 인적 쇄신을 둘러싼 갈등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정대철 상임고문은 4일 ‘경선에 관한 긴급 제안서’를 내고 “합의추대는 당을 죽이는 길”이라며 현 지도부 사퇴 및 당 대표 경선을 촉구했다.
그는 이 제안서에서 합의추대를 ‘구태의연한 술책’ ‘위기를 미봉하려는 기만책’ ‘몇몇 사람의 작당’ 등 격한 언어로 비판했다.
정 고문은 “합의추대는 지도부의 기득권을 연장하고 계파 간 공천 나눠 먹기로 살아남으려는 비민주적, 퇴행적 음모”라며 “당 지도부는 물러나야 하고, 치열한 논쟁과 대결을 통해 지도부를 구성하는 것이 기사회생의 계기가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에 앞서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정상모 당 홍보위원장은 홍보위원장직 사퇴를 밝히면서 “정대철 고문도 같이 물러났으면 좋겠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정 위원장은 정 고문을 겨냥해 “정치 31년 했다는 사람이…”라고 혀를 차며 “정계 은퇴까지 고려했으면 한다”고 비난했다.
대통합민주신당은 5일 오후 최고위원회·상임고문 연석회의를 열어 쇄신안 수용 여부를 집중 논의한다. 오충일 대표는 “경선이든, 합의추대든 당 전체가 살 길이 열리면 그쪽으로 갈 것”이라고 말해 쇄신안 변경 가능성도 시사했다.
이런 가운데 재선인 안영근(인천 남을) 의원은 탈당을 선언했다. 대선 패배 이후 현역 의원으로서는 첫 탈당이다. 대통합민주신당의 의석은 141석이 됐다.
안 의원은 “당이 더는 앞으로 나아가기 어려운 상황에 봉착했다. 당을 수습할 방법과 능력에 한계를 느낀다”며 당의 전면적이고 발전적인 해체를 주장했다.
당내에는 4월 총선을 앞두고 수도권 및 충청권 일부 의원이 탈당을 고려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도는 등 잇단 탈당 가능성도 예상되고 있다.
한편 김부겸 정장선 이종걸 의원 등 수도권 재선 의원들은 이날 오전에 모여 당의 진로를 논의했다. 김 의원은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대표를 하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당 사정상 현재 전당대회는 가능한지, 쇄신은 가능한지 등을 먼저 논의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고 말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