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정부 3개월새 KBS차장→부사장 승진 ‘뒷말’

  • 입력 2008년 1월 5일 02시 55분


盧정부 민언련 출신, 방송위 장차관급 5명 진출

친여매체 출신 홍보라인 장악 KBS인사 ‘외압 논란’ 이어져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는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이나 미디어오늘 등 ‘코드’가 일치하는 언론 관련 단체나 매체 출신을 정부 내 언론담당 부처, 방송위원회, 지상파의 요직에 앉혀 미디어 장악을 기도했다.

그러나 지나친 ‘코드 인사’ 때문에 전문성이 부족하고, 표절이나 비리 의혹이 있는 이들이 대거 진출하면서 미디어 정책에 대한 전반적인 불신과 불공정성을 초래했다.

특히 지상파를 감독 규제해야 할 방송위에는 민언련 출신 인사들이 대통령과 여권의 추천으로 대거 입성해 공영방송의 편향 방송을 두둔하기도 했다.

2기 방송위에선 민언련 이사였던 이효성 성균관대 교수가 부위원장을, 민언련 이사장이었던 성유보 씨가 상임위원을 맡았다. 3기 때도 민언련 상임대표였던 최민희 씨가 부위원장에 올랐다. 이상희(서울대 명예교수) 민언련 고문이 위원장에, 주동황(광운대 교수) 민언련 정책위원이 상임위원에 올랐으나 각각 건강상 이유와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물러났다.

민언련은 방송위원장과 위원(장차관급) 인사를 5명이나 배출한 ‘좌파 정권 10년간’ 가장 강력한 언론단체로 떠올랐다. 역시 민언련 공동대표인 신태섭 동의대 교수는 KBS 이사로 활동하고 있으나 논문 표절 논란에 휩싸여 KBS 노조의 반발을 샀다.

1998년 김대중 정부 출범 직후에는 KBS 부사장으로 임명된 이형모 전 전국언론노동조합연맹(언노련) 위원장을 둘러싸고 내부 반발이 거셌다. 이 전 부사장은 3개월 만에 차장에서 부장과 국장 등으로 초고속 승진했다.

노무현 대통령도 2003년 KBS 사장에 대선 당시 언론고문이었던 서동구(현 스카이라이프 사장) 씨를 임명했다. 하지만 서 씨는 당시 지명관 이사장이 “(청와대 측의) 외압이 있었다”고 밝히자 9일 만에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현 정권 내내 논란을 불러일으킨 언론 정책도 미디어오늘 등 정권과 코드가 맞는 매체의 출신이 주도했다.

국정홍보처의 안영배 차장은 말지와 기자협회보 기자, 미디어오늘 편집국장을 거쳐 2003년 대통령홍보수석실의 행정관과 국내언론비서관을 지냈다. 정구철(44) 대통령비서실 국내언론비서관도 언론노보, 미디어오늘 등을 거쳤으며 현 언론 정책을 사실상 주도한 양정철(43) 대통령홍보기획비서관도 1988∼94년 언론노보(미디어오늘의 전신)에서 기자 생활을 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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