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기간 직원들에게 정치적 중립을 지키라고 강조했던 사람이 대선 하루 전날 북한에 다녀온 것이 드러났으니 조직에 영이 서겠습니까?”
김만복(사진) 국가정보원장이 지난해 12월 18일 비밀리에 평양을 방문했던 사실이 파문을 일으키자 한 국정원 관계자는 4일 사석에서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그동안 김 원장의 튀는 행동이 조직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는 비난이 많았는데, 또 이런 일이…”라며 혀를 찼다.
대부분의 관계자는 “딱히 할 말이 없다. 꼭 말로 해야 아나?”라며 특유의 ‘간접화법’으로 뒤숭숭한 조직 분위기를 전했다. 국정원 직원들의 가장 큰 걱정은 정권이 교체되는 민감한 시기에 원장의 ‘이상한 행보’ 때문에 조직 전체가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당장 김 원장의 방북은 정치권에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4일 “국정원과 청와대의 북풍(北風) 기획에 대한 의심을 피하기 어렵다”며 “국정원장의 의심스러운 대선 전날 방북을 해명하라”고 촉구했다.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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