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 김한길 의원이 6일 18대 총선 불출마 및 사실상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3선 중진이자 옛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를 지낸 김 의원의 이번 선언은 지도부 구성 및 인적 쇄신을 놓고 진통을 겪는 대통합민주신당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공은 ‘안티 김한길’ 세력으로=김 의원은 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대선 참패 후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는 지적이 매우 아프다. 나를 버려 우리가 사는 데 도움이 된다면 나부터 기득권을 버려야겠기에 18대 총선 불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정계 은퇴를 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게 거창하게 제가 말씀드리기에는 민망하지만 다시 정치에 돌아올 생각을 갖고 있지 않다”며 사실상 정계 은퇴임을 시사했다.
그는 지난해 초 “노무현 프레임(frame·사고의 틀)을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하며 당시 열린우리당 의원 22명과 함께 탈당한 뒤 민주당과 합쳐 중도통합민주당을 만드는 등 범여권 통합을 추진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대선 참패 후 경선에 의한 지도부 구성을 주장한 그는 당내 수도권 초·재선, 386 및 중진 의원들과 친노(親盧·친노무현) 진영 등 합의추대 선호 세력으로부터 “자신이 당권을 쥐려 한다”는 의심의 눈초리를 받아 왔다.
따라서 사실상 지도부 구성 방식 및 인적 쇄신의 책임은 합의추대 지지 세력이 지게 됐다는 지적이다. 김 의원은 “어떤 세력을 겨냥해서 당신들도 이래야 된다고 말하고 싶지 않다. 각자 자기를 돌아보고 고독하게 결단하는 것이다”고 말했지만 호남 출신 중진과 일부 386 및 친노 의원이 백의종군의 압박을 받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도 총선 불출마를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7일 중앙위서 지도부 구성 결정=대통합민주신당은 5일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최고위원·상임고문·중진 연석회의를 열고 7일 열리는 당 중앙위원회에서 지도부 구성 방식을 최종 결정하는 대로 따르기로 합의했다.
이낙연 당 대변인은 “연석회의 참석자들은 경선을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방향으로 큰 가닥이 잡힌 것으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의원의 이날 선언으로 지도부 합의추대 방식이 중앙위에서 통과될지는 미지수라는 관측도 나온다.
지도부 경선을 주장하는 초선 의원 15인 및 일부 중앙위원은 지도부를 외부인사 3인 등 5인의 비상대책위원회로 하는 독자 쇄신안을 중앙위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또 시민단체 출신 중앙위원들은 이날 “중앙위에서 제한 경선을 실시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이회창 신당’과의 통합설 솔솔=충청권 일부 의원을 중심으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만들 신당과 통합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나라당을 견제할 세력이 필요하다는 명분에서다.
김종률(충북 증평-진천-괴산-음성) 의원은 이날 본보와의 통화에서 “이회창 신당과의 통합에 원칙적으로 공감한다. 건전하고 합리적인 균형세력을 위해 야권이 단일 전선을 형성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변재일(충북 청원) 의원은 “이회창, 박상천, 문국현과 다 통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고, 오제세(충북 청주 흥덕갑) 의원도 “노선은 다르더라도 거대 여당을 견제하기 위해 야당이 둘로 쪼개져서는 안 된다”며 원칙적 공감을 표했다.
충청권 의원 일부는 이 전 총재 진영에 가 있는 김혁규 전 열린우리당 의원과 긴밀히 접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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