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파 김한길 “기득권 포기… 총선 불출마” 선언

  • 입력 2008년 1월 7일 02시 52분


대통합민주신당 김한길 의원이 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박경모  기자
대통합민주신당 김한길 의원이 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박경모 기자
‘신당 인적 쇄신’ 공은 추대파로

대통합민주신당 김한길 의원이 6일 18대 총선 불출마 및 사실상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3선 중진이자 옛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를 지낸 김 의원의 이번 선언은 지도부 구성 및 인적 쇄신을 놓고 진통을 겪는 대통합민주신당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공은 ‘안티 김한길’ 세력으로=김 의원은 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대선 참패 후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는 지적이 매우 아프다. 나를 버려 우리가 사는 데 도움이 된다면 나부터 기득권을 버려야겠기에 18대 총선 불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정계 은퇴를 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게 거창하게 제가 말씀드리기에는 민망하지만 다시 정치에 돌아올 생각을 갖고 있지 않다”며 사실상 정계 은퇴임을 시사했다.

그는 지난해 초 “노무현 프레임(frame·사고의 틀)을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하며 당시 열린우리당 의원 22명과 함께 탈당한 뒤 민주당과 합쳐 중도통합민주당을 만드는 등 범여권 통합을 추진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대선 참패 후 경선에 의한 지도부 구성을 주장한 그는 당내 수도권 초·재선, 386 및 중진 의원들과 친노(親盧·친노무현) 진영 등 합의추대 선호 세력으로부터 “자신이 당권을 쥐려 한다”는 의심의 눈초리를 받아 왔다.

따라서 사실상 지도부 구성 방식 및 인적 쇄신의 책임은 합의추대 지지 세력이 지게 됐다는 지적이다. 김 의원은 “어떤 세력을 겨냥해서 당신들도 이래야 된다고 말하고 싶지 않다. 각자 자기를 돌아보고 고독하게 결단하는 것이다”고 말했지만 호남 출신 중진과 일부 386 및 친노 의원이 백의종군의 압박을 받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도 총선 불출마를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7일 중앙위서 지도부 구성 결정=대통합민주신당은 5일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최고위원·상임고문·중진 연석회의를 열고 7일 열리는 당 중앙위원회에서 지도부 구성 방식을 최종 결정하는 대로 따르기로 합의했다.

이낙연 당 대변인은 “연석회의 참석자들은 경선을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방향으로 큰 가닥이 잡힌 것으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의원의 이날 선언으로 지도부 합의추대 방식이 중앙위에서 통과될지는 미지수라는 관측도 나온다.

지도부 경선을 주장하는 초선 의원 15인 및 일부 중앙위원은 지도부를 외부인사 3인 등 5인의 비상대책위원회로 하는 독자 쇄신안을 중앙위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또 시민단체 출신 중앙위원들은 이날 “중앙위에서 제한 경선을 실시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이회창 신당’과의 통합설 솔솔=충청권 일부 의원을 중심으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만들 신당과 통합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나라당을 견제할 세력이 필요하다는 명분에서다.

김종률(충북 증평-진천-괴산-음성) 의원은 이날 본보와의 통화에서 “이회창 신당과의 통합에 원칙적으로 공감한다. 건전하고 합리적인 균형세력을 위해 야권이 단일 전선을 형성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변재일(충북 청원) 의원은 “이회창, 박상천, 문국현과 다 통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고, 오제세(충북 청주 흥덕갑) 의원도 “노선은 다르더라도 거대 여당을 견제하기 위해 야당이 둘로 쪼개져서는 안 된다”며 원칙적 공감을 표했다.

충청권 의원 일부는 이 전 총재 진영에 가 있는 김혁규 전 열린우리당 의원과 긴밀히 접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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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 박경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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