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비서실장도 총리 인선 일정에 맞춰 20일 함께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전 대표가 1순위=이 당선인 측 관계자는 이날 6명의 후보 가운데 박 전 대표가 1순위로 거론되고 있음을 강조한 뒤 “경선을 치열하게 치른 뒤 이 당선인이 박 전 대표를 국정의 동반자로 언급하지 않았느냐”고 상기시켰다.
6배수의 후보군을 17일경 2, 3명으로 압축한다는 일정도 박 전 대표를 배려해서 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박 전 대표가 이 당선인의 중국 특사단장으로 14일 출국한 뒤 17일 귀국할 예정이어서 박 전 대표의 결심을 기다리겠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다만 박 전 대표가 총리직 제안을 받아들일지는 불투명하다. 박 전 대표에게는 차기 대권 도전을 앞두고 행정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지만 총리를 하는 동안 당권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박 전 대표가 총리를 맡겠다고 할 경우 이명박 정부의 초대 총리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이 당선인 측의 관측이다.
이경숙 인수위 위원장은 위원장 업무를 수행하면서 능력을 재차 확인받았고, 이 당선인과 ‘긍정적 사고’를 공유하고 있으며, 업적을 남긴 ‘대학 최고경영자(CEO)’로서 여전히 높이 평가되고 있다는 후문이다. 다만 이 위원장은 올해 1학기까지인 숙명여대 총장 임기를 채우고 싶다는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심대평 국민중심당 대표는 중앙부서에서의 오랜 근무와 도지사 재직시절 행정력이 검증된 ‘행정형’인 데다 4월 총선에서 과반수 승리를 위한 충청권의 지지 확보라는 정치적 고려가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대선을 앞두고 이회창 후보 진영으로 간 것 때문에 당내 불만이 일 가능성도 없지 않다.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은 이 당선인의 ‘경제 마인드’를 구현할 수 있는 후보로 꼽힌다. 그러나 정 전 총장은 그동안 이 당선인 측의 선대위원장, 인수위원장직 제안을 거절해 왔다.
윤진식 전 산업자원부 장관도 이 당선인의 ‘경제’ 코드에 부합되고, 안병만 전 한국외국어대 총장은 한나라당에서 가장 선호하는 후보 중 한 명이다.
이 외에 한두 명의 후보가 추가로 고려되고 있어 뜻밖의 인물이 발탁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검증에 주력=이 당선인 측은 현재 후보들에 대한 검증 작업을 다시 시작했다고 한다. 특히 후보군에 대학 총장이 많아 이들이 과거에 썼던 논문에 대한 검증 작업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2006년 8월 노무현 정부의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으로 임명된 김병준 전 장관이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논문 표절 시비’에 휘말려 결국 취임 13일 만에 낙마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이 당선인 측이 검증 작업에 총력전을 펴는 것은 이 당선인이 지명한 총리와 각료들이 새 정부 출범 전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해야 하기 때문이다. 자칫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이 당선인이 지명한 후보가 ‘흠결’이 있는 것으로 드러날 경우 이 당선인의 인사 능력이 새 정부가 출범하기 전부터 도마에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4월 총선에도 적잖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어려움 겪는 총리 인선 과정=이 당선인 주변에서는 여러 가지 총리 인선 기준이 언급되고 있다. 이 가운데 △비한나라당, 비영남권, 비정치인이란 기준과 함께 △화합형으로 큰 조직을 운영해 본 경험이 있고 △이 당선인과 가치관이 흡사한 인물이란 기준이 가장 많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10년 야당을 해 온 한나라당엔 이 기준에 맞는 ‘인재’가 많지 않다는 게 고민이다. 한 인수위 관계자는 “경력과 인품이 괜찮은 인물을 찾았다 싶으면 결국 10년 이전 정권에서 활약했던 분들로 새 정부의 새 이미지에 맞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대학 총장이 후보군에 많이 들어 있다”고 설명했다.
각료 인선 작업은 해당 부처의 고위 공무원들과 외부 인사를 복수로 올리는 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각료가 되는 사람은 4월 총선에 출마할 수 없기 때문에 현역 의원 가운데 총선 출마를 포기한 사람에 한해 각료 후보로 검토되고 있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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