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 못지않게 대통령비서실장 인선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총리 인선과 달리 비서실장 인선은 상대적으로 베일에 가려 있다.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인물이 없을 정도로 ‘은밀히’ 진행되고 있다. 이 당선인 측근들도 비서실장 후보에 대해서는 “아는 게 없다”며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다.
이 때문에 이 당선인 측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주변에서는 “이 당선인이 점찍어 놓은 인물이 이미 있기 때문 아니겠느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오래전부터 이 당선인이 ‘낙점’한 인물이 있기 때문에 따로 인선을 검토할 것도 없고, ‘보안’상 뚜껑을 덮어놓고 있는 까닭에 인선과 관련해 이런저런 얘기도 나오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인수위 관계자는 7일 “총리 인선을 20일 확정하고 비서실장 인선도 함께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 당선인이 마음에 두고 있는 후보가 있지 않겠느냐”고만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 당선인은 한번 시키겠다고 마음을 먹으면 반드시 어떤 식으로든 중용을 한다”면서 “그동안 눈여겨본 인물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서실장 인선 기준과 관련해 인수위 안팎에서는 이 당선인의 의중을 잘 읽고, 행정 경험은 물론 정치권과의 관계를 잘 조율할 줄 아는 인물이 거론되고 있다. 총리실이 규모와 기능 면에서 대폭 축소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총리보다는 비서실장의 역할이 더 중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비서실장은 국회의원이 할 수 없게 돼 있다. 비서실장이 되는 사람은 18대 총선 출마는 접어야 한다. 외부 인사 발탁설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 당선인의 ‘복심(腹心)’인 정두언 의원이 적격이란 얘기가 나오고 있다. 행정고시 출신으로 행정 경험도 있고, 국회와의 관계에서도 이 당선인의 메신저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초선인 정 의원이 18대 총선 출마를 포기할지는 미지수다.
임태희 당선인 비서실장도 거론되고 있다. 임 비서실장은 후보 비서실장과 당선인 비서실장을 하면서 조용하면서도 치밀하게 일을 처리해 이 당선인에게 신임을 얻고 있다. 다만 임 실장은 18대 총선 출마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당선인 측 주변에서는 외부 인사의 발탁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