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명령제 등 5개 조항 위헌”

법무부가 헌재에 제출한 ‘BBK 특검법 위헌 의견’

“대법원장이 특검 추천… 3권분립에 배치

수사결과보다 김경준씨 말 믿고 특검도입

검찰 수사권-정치적 중립성 본질적 침해”

법무부는 7일 이른바 ‘BBK 특별검사법’ 주요 조항 대부분에 대한 ‘위헌’ 의견을 헌법재판소에 제출했다. 이번 주 안에 있을 헌재의 판단을 염두에 둔 것이다.

헌재 관계자는 “법무부가 의견 조회를 요청한 법률안에 대해 위헌 의견을 밝힌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법무부가 위헌 의견을 낸 특검법의 5가지 조항은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을 수사 대상으로 특정한 처분적 법률 △권력분립 원칙 위반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및 수사권의 본질적 내용 침해 △ 동행명령제의 영장주의 위배 △명확성 원칙과 특검제의 보충적 예외적 성격 위배 등이다.

법무부는 우선 특검법이 이 당선인이라는 개인을 수사 대상으로 특정한 것(처분적 법률)은 법률의 일반성과 추상성에 어긋나 위헌이라고 지적했다.

이 조항은 특검법의 핵심인 만큼 헌재가 이 조항을 위헌으로 결론낼 경우 특검법은 사실상 효력이 정지되고 특검 수사도 중단된다. 특검 대상 조항이 문제가 되면 특검법은 수사 대상이 없는 법률이 되기 때문이다.

법무부는 또 재판기관인 대법원장이 수사기관인 특검을 추천하도록 한 조항도 문제 삼았다. 3권 분립을 명시한 헌법정신에 배치되기 때문이다.

법무부는 특히 준사법기관인 검찰의 수사결과보다 피의자인 김경준 씨의 말을 믿고 특검을 도입한 것은 결정적으로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한다고 비판했다. 이럴 경우 검사들이 앞으로 정치권의 눈치를 살필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외에 법무부는 △특검법에 명시된 참고인 동행명령제는 헌법이 규정한 영장주의에 어긋나며 △특검은 검찰 수사가 미흡하거나 공정하지 못할 경우 필요한 것인데 이번 특검은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이런 특검이 진행된다면 특히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훼손이 심각하게 우려된다”고 말했다.

▼‘BBK 특검’ 정호영 변호사 임명

“가처분 결정 나면 수사 못하지 않겠나”▼

노무현 대통령은 7일 ‘BBK 특검’에 정호영(60·사법시험 12회·사진)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변호사를 임명했다.

정 특별검사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수사 책임자로서 (특검법의) 위헌 여부에 대해 말하는 건 적절치 않다”면서도 “(헌재의) 가처분 결정이 내려지면 수사는 할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수사 대상이나 짧은 수사기간 때문에 부담스러웠고 사실 가능하면 이 자리를 피하고 싶었다”고 토로했다. ‘이 당선인도 소환 대상이 될 수 있나’라는 질문에 “그 부분은 아직 생각해 본 적 없다”면서도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데 있어 필요하다면 모든 방법을 동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특별검사는 14일까지 수사팀 구성 등 준비 절차를 마무리한 뒤 최장 40일간 수사를 할 수 있다.

BBK특별검사 정호영 변호사 첫 한마디!!

▲ 영상취재 : 동아일보 사진부 이훈구 기자

▲ 영상취재 : 정영준 동아닷컴 기자

▲ 영상취재 : 동아일보 사진부 전영한 기자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