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사원 더 뽑겠다”…10대그룹 채용 ‘이명박 효과’

  • 입력 2008년 1월 11일 03시 00분


“지난해 말에 세웠던 2008년 채용 계획보다 규모를 좀 더 늘렸습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강조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죠.”(A그룹 채용 관계자)

“정확한 채용 규모를 확정하진 않았지만, 지난해보다 늘리는 방안을 최근 검토하기 시작했습니다. 대내외 객관적인 경제여건은 좋지 않지만 올해 기업 환경이 당초 예상보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풀릴 것이라는 기대가 큽니다.”(B그룹 채용 관계자)

기업 친화적 정책을 추진하는 이명박 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주요 그룹이 올해 채용 인원을 당초 계획보다 늘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런 분위기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최근 재계 총수들과 만나 ‘투자 및 채용 확대’를 요청한 뒤 뚜렷해지고 있어 ‘이명박(MB) 효과’가 채용시장에도 나타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동아일보 산업부가 10일 민영화된 공기업을 포함한 자산 기준 10대 그룹(순수 공기업 제외) 채용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올해 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LG 금호아시아나 롯데 포스코 등 4개 그룹이 지난해 말 세운 올해 대졸 신입사원 채용 규모를 상향 조정할 예정이다. 또 SK와 KT 등 2곳은 채용 규모 확대를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000여 명의 대졸 신입사원을 뽑은 LG그룹은 “구체적으로 채용 인원을 확정하지는 않았지만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많이 뽑는다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당초 올해 사원(경력사원 포함) 채용 규모를 2200여 명 수준으로 세웠다가, 최근 2600여 명으로 400여 명을 더 뽑을 계획이다.

SK그룹과 KT도 올해 채용 규모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SK 채용 담당자는 “지난해 채용보다 10∼15% 늘린다는 계획”이라고 전했다. KT 측도 지난해보다 확대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올해 채용 규모를 줄이려다가,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돌아서는 기업들도 나오고 있다. 포스코 채용 담당자는 “이 당선인이 경영 환경 개선에 적극 나서는 것을 보고, 올해도 지난해 수준인 200여 명을 뽑기로 했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지난해 12월 “최근 2년간 대졸 신입사원을 너무 많이 뽑아 2008년에는 100∼150명 수준으로 채용 규모를 축소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1300여 명을 채용한 롯데그룹도 올해 1000여 명으로 줄이려던 방침을 철회하고 1300여 명 수준을 유지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10대 그룹 가운데 현대·기아자동차 GS 한진그룹은 당초 계획한 수준의 인력을 신규 채용할 계획이며 사업계획이 확정되지 않은 삼성그룹의 채용 규모는 아직 미정이다.

한편 채용정보업체인 ‘커리어’는 3∼7일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올해 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올해 채용 예정 규모가 지난해보다 1.2% 증가한 2만8599명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커리어 측은 “올해 기업들의 신규 채용 인원은 최소한 3만 명을 넘어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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