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 전 총리를 비롯한 친노 그룹이 당 쇄신 작업의 1차 대상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쇄신 대상이 되느니 먼저 나가는’ 모양새를 취한 것이라는 해석이 많다.
이 전 총리는 이날 탈당의 변을 통해 “손 대표가 이끄는 대통합민주신당은 자신의 가치를 지키지 못하고 어떠한 정체성도 없이 좌표를 잃은 정당으로 변질되기 때문에 떠난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이 전 총리의 이 같은 행동이 ‘명분도 논리도 없는 구차한 변명’이라는 분위기다.
대통합민주신당의 한 초선 의원은 “그렇게 손 대표를 수용할 수 없었다면 손 대표가 대선 후보가 될 수도 있었던 대선 후보 경선은 왜 함께 치른 것이냐”면서 “정치 도의적으로 옳지 않은 자해 행위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같은 당의 또 다른 초선 의원도 “누가 새 대표가 되든 친노 그룹은 쇄신의 1차 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다. 친노 그룹의 좌장으로 먼저 당하기 전에 당을 나간 것 아니냐”고 말했다.
친노 그룹 안에서도 이 전 총리와의 동반 탈당 문제를 놓고 서로 다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는 이 전 총리에게 “명분이 없다”며 탈당을 강하게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화영 한병도 윤호중 의원 등 친노 의원들은 이 전 총리 탈당 발표 직후 삼삼오오 모이거나 통화를 하며 진로를 심각하게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부 이 전 총리 직계 의원을 제외하면 친노 진영의 연쇄 탈당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호중 의원은 “많은 사람이 이 전 총리를 만류했다. (친노 의원 중) 탈당 의사를 밝힌 사람은 없다”고 말했고, 유기홍 의원도 “단체행동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유시민 의원은 “안타까운 마음으로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고 한 측근은 전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