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의 정권교체’ 감회 깊은 YS 팔순연 성황

  • 입력 2008년 1월 12일 02시 56분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왼쪽)이 11일 오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김영삼 전 대통령의 팔순 축하연에 참석해 김 전 대통령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왼쪽)이 11일 오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김영삼 전 대통령의 팔순 축하연에 참석해 김 전 대통령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옛 상도동계 인사 등 600여명

김영삼 전 대통령의 팔순 축하연이 11일 오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과 전현직 국회의원 등 6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하게 열렸다.

이 당선인은 김 전 대통령 내외와 이홍구 이한동 정원식 전 국무총리, 윤관 전 대법원장,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 김수한 박관용 전 국회의장, 현승종 고려중앙학원 이사장 등과 함께 헤드테이블에 앉았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는 이경숙 위원장과 김형오 부위원장, 진수희 정무분과위 간사, 한나라당에서는 강재섭 대표와 이방호 사무총장, 정몽준 의원 등이 참석했다.

최형우 전 내무부장관, 신상우 전 국회부의장, 서청원 전 한나라당 대표, 서석재 전 의원 등 과거 정계 인사들도 자리를 함께했다.

이 당선인은 축사에서 “지난 민주화 과정에 (김 전 대통령은) 누구도 범할 수 없는 큰 족적을 남겼다”며 “선배님이 목숨을 던져서 이뤄놓은 역사 속에서, (새로운) 역사를 이뤄가면서 대한민국의 새로운 발전 계기를 만드는 밑거름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 당선인은 또 “선거 때 만든 광고에서 ‘잘생기지도 못했습니다. 목소리도 별로입니다’라는 내용이 있어 기분이 나빴는데, 김 전 대통령의 젊은 시절 동영상을 보니 정말 잘생겼다”며 웃음을 유발하기도 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인사말에서 “제가 살아온 80년은 질풍노도의 시대였다”며 “식민통치와 분단, 그리고 독재라는 조국의 척박한 현실이 저를 부르고, 저를 키우고, 오늘의 저를 만들었다. 저는 이 나라, 이 국민이 있어서 행복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제 불안했던 10년은 가고 잃었던 길을 다시 찾아나서는 도정이 시작됐다”며 “‘조국과 국민이여, 자유민주주의와 더불어 세계 속에서 번성하고 영원하라’ 이것이 제가 조국에 바치는 헌사요, 저의 마지막 소망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조국의 자유민주주의가 훼손되거나 위험을 맞는다면 비록 늙은 몸이지만 떨쳐 일어나 싸울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김 전 대통령은 성대한 축하파티에 감격한 듯 행사 내내 얼굴에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참석자들은 단순히 팔순 잔치를 넘어 김 전 대통령이 지지한 후보로 10년 만에 정권교체를 이룬 축하연의 의미까지 겹쳐 그의 감회가 더 뜻 깊었을 거라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축하전화를 받고 새해 인사와 덕담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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