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정보기관장 수난사

  • 입력 2008년 1월 16일 02시 58분


김만복 국가정보원장이 15일 김양건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과의 대화록이 담긴 문건을 유출한 사실을 시인하고 중도하차하면서 역대 정보기관장 수난사에 자신의 이름을 올렸다.

국가 정보기관의 수장으로서 최고 권력자인 대통령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보좌하며 정치의 한가운데 있던 국정원장(과거 중앙정보부장 및 국가안전기획부장)들은 재직 중 직무행위 때문에 검찰의 수사를 받거나 사법처리된 사례가 적지 않았다.

김대중 정부 시절 국정원장을 지낸 임동원(1999년 12월∼2001년 3월), 신건(2001년 3월∼2003년 4월) 씨는 재직 중 국정원 도청을 묵인 또는 방관한 혐의로 노무현 정부가 들어선 2003년 검찰에 구속됐다.

김영삼 정부 시절 안기부장이던 권영해(1994년 12월∼1998년 3월) 씨는 김대중 정부 출범 이후 ‘북풍’과 ‘총풍’ 등 각종 공안사건에 연루된 사실이 드러나 감옥에 갔다. 그는 수사 도중 자해를 시도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심복이었던 장세동(1985년 2월∼1987년 5월) 전 안기부장은 전 대통령 비자금 사건과 12·12쿠데타 및 5·18 사건 등으로 김영삼 정부 때 구속됐다.

노태우 정부 시절 안기부장을 지낸 이현우(1992년 10월∼1993년 2월) 씨도 노 대통령 비자금 사건으로 옥살이를 했다.

박정희 정권 시절 중앙정보부장들의 말로는 더 비참했다. 김재규(1976년 12월∼1979년 10월) 씨는 1979년 10월 26일 박정희 대통령을 살해하고 자신도 이듬해 5월 사형됐다.

6년 3개월 동안 재직한 김형욱(1963년 7월∼1969년 10월) 씨는 퇴임 후 미국으로 망명해 박 정권을 비난하다 1979년 프랑스 파리에서 실종됐다.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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