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 ‘386 색깔’ 빼고 지역-계파 안배

  • 입력 2008년 1월 18일 03시 10분


신당, 강금실-유인태 등 최고위원 선임… 지도부 구성 마무리

“이명박 따라하기 귀착 우려”

실용노선 당내 반발은 격화

대통합민주신당 손학규 대표는 17일 당 최고위원에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 박홍수 전 농림부 장관, 유인태 홍재형 박명광 의원 등 5명을 새로 임명했다. 정균환 김상희 최고위원은 유임됐다.

우상호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내부 화합과 힘의 결집이 이뤄져야 강력한 야당으로서의 지도력을 확보할 수 있다”면서 “쇄신을 위한 안정에 무게를 두면서 다양한 의견 소통을 위해 지역과 계층을 안배했다”고 말했다.

이번 최고위원 임명에는 당초 거론됐던 송영길 임종석 의원 등 386 초재선 의원들은 배제됐다. 대신 지역과 계파를 대표하는 중진급 인사들을 전면에 내세움으로써 당내 분란을 최소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는 설명이다.

우 대변인은 “강 전 장관과 박 전 장관은 그동안 당 운영에서 자유로웠다는 점에서 외부 영입으로 간주했다”면서 “홍재형 의원은 충청지역, 김상희 최고위원은 여성계에 대한 배려로 임명됐다”고 말했다.

유인태 의원은 당내 중진 및 수도권, 정균환 최고위원은 민주당 및 호남 배려 케이스로 임명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박명광 의원은 정동영 전 대선후보 계열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선임된 것으로 알려졌다. 손 대표는 새 지도부의 참신성 등을 고려해 강 전 장관 영입에 각별한 공을 들였으며 강 전 장관은 전날까지 고심하다 이날 오전에야 최고위원직을 수락했다는 후문이다.

강 전 장관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서민과 중산층의 행복을 위해 이바지하고자 하는 정치세력이 국민들로부터 외면당하고, 무능 집단으로 매도당하는 상황이 마음 아팠다”면서 “어려운 상황에서 미력이나마 보태고자 최고위원직을 수락했다”고 말했다.

대통합민주신당은 이번 주 안에 후속 당직 인선을 마무리하고 총선기획단과 공천심사위원회, 외부인재영입위원회 구성 등 본격적인 총선체제로 돌입할 예정이다.

한편 지도부 인선은 마무리됐지만 손 대표의 실용주의 노선을 놓고 당내 노선 갈등은 점차 증폭되고 있다.

염동연 의원은 16일 당 게시판을 통해 “국민이 이념을 버렸다는 손 대표의 말은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가 좌파 정권이었다는 한나라당과 언론의 거짓말에 동의하고 이를 확산시키는 발언”이라면서 “손 대표의 실용주의 노선이 ‘이명박 따라하기’로 귀착되는 것이 아닌지 우려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박정희의 통일주체국민회의 대의원 선거, 전두환의 체육관 선거보다 못한 경선을 통해 당 대표를 선출하고 어떻게 당의 질서를 세우겠다는 것이냐”고 비난했다.

초재선 쇄신 그룹의 반발도 여전하다. 최재천 의원은 “실용주의 노선이라고 하는데 무엇을 위한, 누구를 위한 실용주의인지 알 수가 없다”면서 “전략 전술 목표 없이 무조건 한나라당 따라가기를 하고 있다. 그 정도 수준밖에 안 되는 것 같다”고 혹평했다.

정성호 의원도 “한나라당을 따라한다고 우리에게 비판적이었던 사람들이 표를 주겠느냐”면서 “민주개혁 세력에게 초점을 맞춰야지 지금 손 대표의 모습은 2등을 하자는 것밖에는 다른 게 없다”라고 말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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