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규(사진) 전 국가정보원장은 20일 “김만복 국정원장 취임 후 ‘일심회’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이 취임한 후 일심회 사건이 ‘외압’으로 축소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어서 파문이 예상된다.
김 전 원장은 2006년 10월 386 운동권 출신 인사들이 연루된 일심회 사건에 대해 ‘간첩단 사건’이라고 언급한 일로 청와대와 마찰을 빚다 사퇴했고, 당시 국정원 1차장이던 김 원장은 국정원 내부 인사로는 처음으로 승진해 원장에 기용됐다. 이후 일심회 사건 수사는 큰 진전을 보지 못했다.
김 전 원장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현 정부에서 일심회 수사는 매우 어려웠다”며 “청와대에서 수사를 싫어하는데 밑에 있는 사람들(국정원 직원들)이 수사를 제대로 할 수 있었겠느냐”고 말했다.
김 전 원장은 “청와대 젊은 사람들(386 인사들)이 피의자들과 친분이 있다 보니 수사를 계속 하면 아마도 곤경에 빠질 수 있다고 봤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 전 원장은 김 원장 기용을 반대했던 이유에 대해 “함께 일했던 사람을 괜히 폄훼하겠느냐”며 “굉장히 조심스러웠지만 국정원이 너무 걱정돼 반대했고, 당시 김 원장의 처신에 대해 원내에서 많은 우려와 충고가 있었다”고 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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