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임기 말 청와대 상황을 이렇게 전했다. 정권 재창출에 실패한 청와대는 스산하기까지 하다.
총선 출마를 원하는 사람들은 이미 청와대를 떠났다. 남은 사람들은 떠난 사람들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휴가도 못 가고 열심히 일하고 있지만 퇴임 후 갈 곳은 마땅치 않다. 행정요원이나 속기사의 경우에도 공채가 아닌 특채 형식이어서 새 정부가 들어서면 직장을 옮기는 것이 관례다.
청와대의 한 비서관은 “변호사 자격증을 가졌거나 교수 출신으로서 돌아갈 대학이 있는 사람을 빼고는 길이 정해진 사람이 없다”며 “내 경우에도 ‘당분간 쉴 계획밖에는 정해지지 않았다’는 얘기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사람들은 대통합민주신당의 전신인 열린우리당이나 새천년민주당의 당직자 출신이 적지 않다. 하지만 당으로의 복귀도 만만치 않다. 노무현 대통령과 대통합민주신당의 손학규 대표가 공공연히 충돌하는 상황에서 당이 청와대 인사들을 두 손 들어 환영할 리 없기 때문이다.
새천년민주당 출신의 한 인사는 “개인적으로 당 복귀의 길을 알아보고는 있지만 막막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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