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행정부 소식통들은 25일 “22일 오전(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이뤄진 부시 대통령과 정몽준 특사 면담은 여러 공식, 비공식 라인의 요청에 따라 막판에 성사됐다”며 “특히 부시 대통령 일가와 특별한 관계인 손버그 전 장관이 부시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내고 참모들에게 권유한 게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손버그 전 장관은 이달 초 이태식 주미대사에게서 요청을 받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손버그 전 장관은 망신외교 파문을 빚었던 지난해 9월 말 이명박 후보의 부시 대통령 면담 요청 당시에도 강영우 백악관 국가장애위원회 위원의 부탁을 받고 부시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낸 바 있다. 당시 부시 대통령은 이번 정 특사 면담 때와 비슷하게 ‘드롭바이’(참모가 손님을 만나고 있을 때 그 방에 잠시 들르는 방식) 형식으로 만나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한나라당이 이를 공표하자 취소한 바 있다.
손버그 전 장관은 1988년부터 1991년까지 미 법무장관을 지냈으며 2004년 미국 대선 때 부시 대통령에 대한 진보 언론들의 병역 문제 공격을 막아내는 데 큰 공을 세웠다.
주미 대사관은 또 스티븐 해들리 국가안보회의(NSC) 안보보좌관과 제프리 제임스 안보 부보좌관 등에게도 요청했으나 당초 반응은 “부시 대통령이 중동 순방에서 갓 돌아온 데다 마틴 루서 킹 기념일 등을 감안할 때 어렵다”는 것이었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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