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50분가량 진행된 보고에는 방미 기간 조지 W 부시 대통령, 딕 체니 부통령 등 미국 고위 정관계 인사와 이뤄진 면담 내용이 포함됐다.
정 의원은 이 당선인에게 미국에서 열릴 첫 번째 한미 정상회담의 시기와 한미동맹미래비전(가칭) 등 정상회담 의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시기 조정 가능성,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조기 비준, 북한 핵문제 등에 대한 미국 측 분위기를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호영 당선인 대변인은 “정 의원은 한미관계 증진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이 당선인의 조기 방미를 희망한다는 부시 대통령의 뜻을 재차 전했고 양국관계 발전을 위해 미국 상·하원 의원들을 초청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했다”고 말했다.
특사단의 한 관계자는 양국 정상회담 일정에 대해 “우리나라 총선이 끝나는 4월 중순 이후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3월 중순 이후에는 미국 의회 일정이 없고 3월 초순은 시일이 너무 촉박하다”고 말했다.
이날 보고는 일본(단장 이상득) 중국(단장 박근혜) 특사단의 보고 때와 달리 모두발언을 공개하지 않은 것은 물론 한승주 전 외무부 장관, 황진하 의원, 김우상 연세대 교수 등 다른 방미 특사단원들이 모두 배석하지 않았다.
또한 권종락 당선인 외교보좌역과 주 대변인 배석하에 이뤄진 보고 직후 이 당선인과 정 의원의 독대(獨對)가 이뤄지는 등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돼 두 사람이 당내 문제와 관련한 의견을 교환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정 의원 측 관계자는 “한 전 장관과 김 교수 등이 일정이 바빠 참석하지 못했을 뿐 정치적 배경은 없다. 방미 결과를 보고하는 자리에서 국내 정치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당 전국위원회에서 이재오 의원의 사임으로 공석이 된 최고위원에 단독 출마해 합의 추대됐다.
그는 최고위원 수락연설에서 “한나라당이 5년간 일을 제대로 해야 대한민국이 바로 선다. 그런 의미에서 총선 승리가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총선 승리를 위해 당에서 하라는 일이 있으면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자콥 토빙 인도네시아 대사 등 9명의 주한 아세안 대사는 이날 이 당선인과의 면담에서 취임 후 가까운 시일 내 이 당선인의 아세안 국가 방문을 희망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