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처, 토사구팽?

  • 입력 2008년 1월 30일 03시 11분


‘정권 나팔수’ 악역 도맡았지만

盧대통령 ‘엄호발언’ 전혀 없어

국정홍보처 직원들은 요즘 씁쓸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5년 동안 정권의 ‘나팔수’ 역할을 충실히 했건만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폐지 선고’에 누구 하나 편들어 주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홍보처는 노무현 대통령이 “기자들이 기자실에 죽치고 앉아서 담합한다”고 말한 뒤 ‘기자실 대못질’에 앞장섰다. 노 대통령을 비판하는 언론들을 공격해 ‘정권 홍보처’라는 별명도 붙었다.

하지만 “참여정부 정책 중 언론정책이 가장 보람 있었다”(지난해 6월 참여정부평가포럼)던 노 대통령마저 홍보처를 위한 ‘변명’은 단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노 대통령은 28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인수위의 통일부, 과학기술부, 정보통신부, 여성가족부 폐지 방침에 대해 격정적으로 성토했지만 홍보처에 관한 언급은 없었다.

홍보처의 한 직원은 “큰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섭섭한 마음이 든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김창호 홍보처장은 29일 국회 문화관광위원회에 출석해 홍보처를 존속시켜야 한다고 주장해 “아직도 사태 파악을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눈총을 받았다. 김 처장은 “홍보처 조직을 없앰으로써 시스템에 의한 홍보에서 과거 스킨십에 의한 홍보로 넘어가지 않을까 우려한다”며 “(인수위가) 언론인의 눈치를 볼 것이 아니라 당당하게 언론을 설득해 홍보조직의 필요성을 알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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