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틀 갇혀 민생문제 소홀…국민마음 못헤아린 점 사죄”

  • 입력 2008년 1월 30일 03시 11분


대통합민주신당 김효석 원내대표(아래)가 29일 국회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했다. 그는 “민주평화개혁세력은 낡은 틀에 갇혀 시간을 소모하고 민생 문제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했다”며 반성했지만 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 한나라당의 정부조직법 개편안 원안 처리 요구에는 반대 의견을 분명히 했다. 안철민 기자
대통합민주신당 김효석 원내대표(아래)가 29일 국회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했다. 그는 “민주평화개혁세력은 낡은 틀에 갇혀 시간을 소모하고 민생 문제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했다”며 반성했지만 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 한나라당의 정부조직법 개편안 원안 처리 요구에는 반대 의견을 분명히 했다. 안철민 기자
■ 신당 김효석 대표 국회연설

대통합민주신당 김효석 원내대표는 29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민주평화개혁세력은 낡은 틀에 갇혀 시간을 소모하고 민생 문제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했다. 그동안 우물 안에 갇혀 국민의 마음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부족했던 점을 사죄하고 반성한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우리 사회에서 지난 20년을 이끌어 온 시대정신은 민주화였지만 이제 질적 변화가 서서히 진행되고 있다”면서 “양극화가 심화되는 가운데 비정규직 노동자 증대, 청년 실업 확산, 저출산 고령화 심화 등의 과제가 등장했고 이런 도전은 민주화라는 시대정신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였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은 삶과 직결된 구체적인 답을 요구했지만 (우리는) 그러지 못했다”면서 “거대 담론은 있었지만 정책은 없었다. 가치는 있었지만 구체적인 콘텐츠가 없었다”고 사과했다.

그는 중국 덩샤오핑(鄧小平)의 도광양회(韜光養晦·힘을 기를 때까지 몸을 낮춤) 정책을 인용하면서 “다시 국민의 마음을 얻을 때까지 우리는 묵묵히 내일을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원내대표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 한나라당의 정부조직법 개편안 원안 처리 요구에 대해 반대 의견을 분명히 했다.

김 원내대표는 “불과 2주일 만에 통폐합안을 제시한 것 자체가 ‘졸속’이라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면서 “새 정부의 ‘작은 정부 큰 시장’ 기조에는 동의하지만 단순히 부처 수를 줄이는 것만이 작은 정부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기획예산처와 국정홍보처 폐지, 각종 위원회 정비, 청와대와 총리실 축소에는 동의한다는 뜻을 밝히면서도 “과학기술부, 정보통신부, 해양수산부, 여성가족부의 폐지는 신중하게 재검토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통일부는 분단국가로서의 역사적 특수성과 헌법정신을 존중해 반드시 존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독립되어야 할 국가인권위원회를 대통령 직속으로 두는 것은 국제적 망신이며, 방송통신위원회의 대통령 직속 기관화도 재검토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한반도 대운하에 대해 ‘한반도운하검증 범국민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명박 당선인 측이 1년 정도 의견을 수렴하고 설득한다고 했지만, 측근들은 이미 5개 건설사에 사업성 검토를 요청하고 올 상반기 특별법 제정을 운운하고 있다”면서 “각계 대표로 ‘한반도운하검증 범국민위원회’를 구성해 경제성이나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다음에 결론을 내리자”고 말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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