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30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상대를 인정하는 ‘한국적 톨레랑스(관용)’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안 원대대표는 “실용정부가 출범하는 때를 맞춰 정치와 국회의 선진화가 필요하고 소모적인 정쟁의 ‘여의도식 정치’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단상 점거와 날치기 등은 뒤로하고 상대당을 설득하고 또 설득하는데 한나라당이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안 원대대표는 이명박 후보의 당선은 ‘선거혁명’이었다고 평가하고 새로운 정부가 온전하게 출범하려면 야당의 협조가 절실하다고 당부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 후보가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던 530만 표라는 사상 최대의 표 차이로 당선된 것은 무능정부·국정파탄세력에 대한 준엄한 심판이자 국민의 손으로 이룬 선거혁명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는 실사구시의 실용적 개혁노선으로 나아갈 것이다. 이념과 공론을 배격하고 성과를 중시할 것이다. 일머리를 바로 살피고 계획을 잘 세워 반드시 실천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국회의 잘못이나 당리당략 때문에 국민이 선택한 새 정부의 출발이 늦어져서는 안 된다”며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에 야당의 협조를 역설했다.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 행사를 시사한 노무현 대통령에게는 “자신의 뜻에 맞지 않는다고 다음 정부 출범을 막는 것은 정치윤리에도 반하는 것이며 대통령의 권한 남용”이라며 “대선에서의 국민의 선택과 국회의 결정에 따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국회에서 처리할 민생법안에 대해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안, 서해안 유류유출사고 등 국민안전입법, 4월 총선에 대비한 정치관계법 개정, 택시 액화천연가스(LNG)와 장애인 차량의 특소세 폐지 등의 통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노무현 정부에 대해서는 권위주의 완화와 깨끗한 정치의 진전 등에서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었지만 총체적으로는 실패한 정권으로 규정했다. 그는 “‘개혁’을 앞세운 편가르기로 갈등만 증폭됐고, 헌법은 무시되고 법질서는 무너졌다. 아마추어식 국정운영은 사태를 더욱 악화시켰고 국민의 자존심은 심각하게 상처를 입은 ‘잃어버린 10년’이었다”고 말했다.
대북 정책에 대해서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핵실험은 그야말로 충격이었다”며 “저자세 무원칙의 대북정책은 남남갈등만 부추겼다”고 평가했다.
안 원내대표는 마지막으로 “국민이 선택한 이명박 정부는 국회의 입법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아무 일도 할 수 없다”며 “원내 과반의석이 돼야 국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책임정치를 할 수 있는 만큼 18대 총선에서도 지지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