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하자니… 孫, 총선 DJ도움 무시 못해
‘김홍업, 박지원, 신계륜을 어찌할꼬….’
30일 박재승 공천심사위원장 위촉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총선 체제로 돌입한 대통합민주신당이 ‘DJ 사람들’ 때문에 딜레마에 빠졌다.
당 안팎에서는 ‘호남 물갈이’ ‘공천 특검’ 등을 운운하며 대대적인 공천 쇄신을 요구하고 있지만 김홍업 의원, 박지원 전 대통령비서실장, 신계륜 사무총장의 공천 문제가 쉽지 않기 때문.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 의원은 2002년 금품 수수 혐의로 1년 6개월간 수감된 바 있으며 사면 복권된 뒤 지난해 DJ의 후광으로 전남 무안-신안 보궐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박 전 비서실장은 2000년 1차 남북 정상회담 당시 대북 송금을 주도한 혐의로 2003년 구속 기소돼 복역하다 2006년 형 집행정지로 석방됐다. 그는 전남 목포에서 신당 공천을 받아 출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2006년 2월 대부업체 ‘굿머니’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의원직을 상실한 신 사무총장도 서울 성북을 지역구 출마를 준비 중이다. 신 총장은 1997년 대선 당시 김대중 대통령 후보의 노동담당 특보를 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가진 첫 기자간담회에서 김 의원, 박 전 비서실장의 공천 여부를 묻는 질문에 “이미 당 쇄신위에서 채택된 안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당 쇄신위의 안은 구시대적 정치 행태로 국민적 지탄을 받은 인사들을 공천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두 사람을 배제할 경우 당내 기반이 약한 손학규 대표 체제는 심각한 위기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현실적으로 이번 총선에서 DJ의 도움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대통합민주신당 고위 관계자는 “아무리 호남에서 물갈이를 해도 김 의원과 박 전 비서실장이 공천을 받는다면 국민 누구도 쇄신이라고 보지 않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