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료
이용섭-장병완 장관 호남지역 출마 확정적
9일 공직사퇴 시한 앞두고 사퇴 줄이을 듯
신동우-박윤국 씨 등 前지자체장 ‘표밭갈이’
18대 총선에 출마할 관료 출신은 크게 두 가지 코스로 정계 입문을 노리고 있다.
호남 지역구 출마를 노리는 관료들은 대부분 참여정부 출신의 고위 공직자.
이들은 대통합민주신당 공천을 받은 뒤 출마하거나,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뒤 대통합민주신당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비호남권에 출마하는 관료 출신들은 한나라당 공천 희망자가 많다. 현 정부 고위 관료보다 지방자치단체장 출신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공직 사퇴 시한(9일)이 임박한 가운데 이들 고위 공직자의 사표도 줄을 이을 것으로 보인다.
▽호남으로 몰리는 현 정부 출신들=이용섭 건설교통부 장관, 장병완 기획예산처 장관은 호남 출마가 확정적이다.
이 장관은 지난달 7일 에세이집 ‘초일류 국가를 향한 도전’ 출판기념회를 갖는 등 출마를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당초 고향인 전남 함평-영광을 고려했으나 최근 신설 구인 광주 광산으로 기운 것으로 전해졌다.
장 장관은 광주 북갑에 출사표를 낼 예정이다.
차관급으로는 김영룡 국방부 차관, 한범덕 행정자치부 2차관, 윤후덕 전 국무총리비서실장, 이현재 전 중소기업청장 등이 출마 결심을 굳혔거나 고려 중이다.
대통령정무비서관, 정책조정비서관을 지낸 윤 전 비서실장은 지난달 18일 사표를 내고 대통합민주신당에 입당했다. 고향인 경기 파주에서 출마하기 위해 이미 사무실을 냈다.
김 차관은 지난달 8일 국방경영에 대한 소회를 담은 ‘시골소년의 세상구경’이란 자서전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고향인 전남 화순과 광주 남, 서울 지역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1일 사퇴한 한 차관은 충북 청주에서 출마할 예정이다. 이 전 청장은 경기 하남에서 출마하기 위해 한나라당 공천을 희망하고 있다.
한명숙 국무총리 아래서 총리실 실세로 분류됐던 김형욱 전 민정수석비서관은 전북 정읍에서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황창화 전 총리정무수석은 서울 노원, 심상대 전 총리정무기획비서관은 강원 동해에서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비호남권=이기우 전 중소기업청 차장은 고향인 경남 창원을에서 한나라당 예비후보로 일찌감치 등록해 지역에 상주하고 있다.
신삼철 전 조달청 차장은 충남 논산-계룡-금산 지역을 노리고 있다. 이곳은 민주당 이인제 의원의 지역구이고, 노무현 대통령의 최측근인 안희정 씨가 출마할 예정이다.
황환식 해양수산부장관 정책비서관은 강원 춘천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한대수 전 충북 청주시장은 지난달 3일 청주 상당 한나라당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총선 출마를 위해 현직을 내놓은 지방자치단체장도 상당수다.
신동우 전 서울 강동구청장은 서울 강동을, 이학재 전 인천 서구청장은 인천 서-강화갑, 박윤국 전 경기 포천시장은 포천-연천, 하영제 전 경남 남해군수는 남해-하동, 강석진 전 경남 거창군수는 산청-함양-거창 지역구에 출마한다. 모두 한나라당 소속이다.
이공계 관료들도 ‘배지’를 노리고 있다.
권오갑 전 과학기술부 차관은 경기 고양 덕양갑에서 한나라당 공천에 도전한다. 권 전 차관은 지난 대선에서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상임특보를 수행했다.
정병옥 대덕연구단지관리본부 이사장도 과학기술 도시인 대전에서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법조
이훈규-이한성 씨 지검장 던지고 표밭에
법관 출신으론 김경호 밀양지원장 출마
‘TV스타’ 전원책-고승덕 변호사 도전장
법조계에서도 총선 출마 바람이 거세다.
다른 분야처럼 한나라당 공천 문을 두드리는 ‘쏠림’ 현상이 강하며, 과거 총선과는 달리 출마를 위해 수십년간 몸담고 있던 직장에 사표를 낸 사례가 많다는 것이 특색이다.
우선 현직 검사장 중에서 두 명이 연달아 사표를 내고 출마를 선언했다.
이훈규(55) 전 인천지검장이 충남 아산에서, 이한성(51) 전 창원지검장이 경북 문경-예천에서 출마하기 위해 지난달 말 사표를 냈다. 홍성칠(51) 전 대구지법 상주지원장도 사표를 내고 문경-예천 출마를 선언해 이 전 지검장과 한나라당 공천을 놓고 법-검 대결 구도를 펼치게 됐다.
법관 출신으로는 김경호(45) 창원지법 밀양지원장이 부산 북-강서을에 출마하기 위해 사표를 냈다.
○ 눈에 띄는 고위직과 특별수사통 검사들
특별수사통 출신 검사들의 출마 러시도 두드러진다. 과거 공안통 검사들의 정치권 진입이 많았던 것과는 달라진 양상이다.
서울 광진을에서 한나라당 공천 경쟁에 뛰어든 정준길(42) 전 CJ그룹 상무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불법 대선자금 사건 수사에 참여했었다. 부산 북-강서갑에서 한나라당 공천을 희망하고 있는 박민식(43) 변호사는 서울중앙지검 특수 1부 검사 시절 ‘안기부 X 파일’ 사건을 수사했었다.
이명박 경선 캠프의 법률지원단장을 지낸 오세경(48·부산 동래) 변호사는 대검 중수부 검사 출신이고, BBK 대책팀에서 활동한 권성동(47·강원 강릉) 변호사는 대상그룹 사건 재수사를 지휘했던 인천지검 특수부장 출신이다.
고위직 출신들도 많이 눈에 띈다. 서울중앙지검장을 지낸 김진환(60) 법무법인 ‘충정’ 대표변호사는 충남 부여-홍성에서 한나라당 공천 경쟁에 도전할 예정이다. 서울남부지검장 출신의 윤종남(60) 변호사는 고향인 충남 천안갑에서, 법무부 공보관을 지낸 오병주(52) 변호사는 충남 공주-연기에서 각각 한나라당 공천을 신청했다.
대통합민주신당 법률구조위원장인 임내현(55) 전 광주고검장은 광주 북을에서 출마를 준비 중이고, 김진관(56) 전 제주지검장은 고향인 전북 익산을에서 민주당적으로 출마를 선언했다.
○ 법조인끼리 대결 지역도 많아
4년 전 금배지에 도전했다 실패했던 일부 인사들은 지역구나 당을 바꿔 입성을 꾀하고 있다.
특수부 검사 출신으로 한나라당 경선 기간 동안 ‘BBK 수비수’를 자임했던 은진수(47)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법무분과 자문위원은 서울 강동갑에서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동화은행 비자금 의혹 사건을 수사한 ‘스타 검사’ 출신으로 16대 국회에서 민주당 의원을 지냈던 함승희(53) 박근혜 캠프 클린선거감시단장은 한나라당적으로 옛 지역구인 서울 노원갑에 출마할 예정이다.
‘TV 스타’로는 심야 TV토론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전원책(52) 변호사가 자유선진당 후보로 서울 마포을에서, ‘솔로몬의 지혜’ 등 법 관련 프로그램에 단골 출연했던 고승덕(50) 변호사가 서울 광진을에서 한나라당적으로 각각 출마 의사를 밝혔다.
법조인끼리 대결이 벌어질 곳도 적지 않다. 대통합민주신당 양승조(48) 의원의 지역구인 충남 천안갑에서는 도병수(46·국민중심당), 황규한(41·무소속) 변호사가 도전장을 냈다. 민주당 이인제 의원의 텃밭인 논산-계룡-금산에서는 김영갑(51·한나라당) 변호사가, 법제사법위원장인 한나라당 최병국(65) 의원의 지역구인 울산 남갑에도 김성환(50·한나라당), 윤인섭(51·민주노동당) 변호사가 도전장을 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언론
이규민-이홍우 씨 인천-부산지역 출사표 내
김효재 김용태 강승규 김해진 김현일 씨 등
李캠프 활약했던 언론인도 속속 출마 채비
4월 총선을 앞두고 전현직 언론인들의 출마 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선거 때마다 일부 언론인의 정계 진출이 반복됐지만 18대 총선에서는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언론을 떠나 개인적으로 각 후보를 도왔던 인사들이 각 당의 ‘공천 쇄신’ 바람을 타고 속속 정계로 뛰어들면서 그 수가 크게 늘었다는 분석이다.
대선운동에 뛰어들었던 이들 가운데 일부는 청와대 요직에 내정되기도 했지만, 상당수는 총선 출마를 선언하고 직접 현실 정치에 뛰어들고 있다.
지난해 대선 때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을 도왔던 언론인들 가운데 상당수는 이미 출사표를 냈다.
인수위 자문위원인 김효재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은 서울 성북을, 진성호 전 조선일보 기자는 서울 중랑을에서 출마 의사를 밝혔다.
중앙일보 전략기획실 출신인 김용태 인수위 전문위원은 서울 양천을, 같은 전문위원인 김해진 전 경향신문 정치부장과 정인철 전 매일경제 기자는 각각 부산 사하갑과 경기 하남 출마를 앞두고 있다. 경향신문 기자 출신인 인수위 강승규 부대변인은 서울 마포갑에서, 인수위 비서실 정무1팀 소속인 허용범 전 조선일보 기자는 경북 안동에서 출마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허원제 전 SBS 이사는 부산진갑, 정군기 전 SBS 국제부장은 경기 고양 일산갑에서, 김현일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은 충북 증평-진천-괴산-음성에서 출마할 뜻을 밝혔다.
그러나 지난해 이 당선인 캠프에서 핵심 참모로 활동했던 이동관 인수위 대변인과 신재민 비서실 정무1팀장은 이번 총선에서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특정 후보 캠프에 참여하지 않았던 전현직 언론인들도 총선 출마를 선언했다.
이규민(한국시장경제포럼 이사) 전 동아일보 편집국장은 인천 중-동-옹진에서 출마하기 위해 사무실을 내고 준비에 나섰다. 이 지역에서 태어나 초중고교를 다닌 뒤 연세대 화학과를 나온 이 전 국장은 경제부기자, 경제논설위원, 경제부장, 경제대기자를 지낸 경제 전문가다.
28년간 동아일보 시사만화 ‘나대로 선생’을 연재한 이홍우 한국시사만화가회장은 부산 부산진갑에서 출사표를 냈다. 이 회장은 노무현 대통령을 ‘경포대(경제를 포기한 대통령)’라고 비유하는 등 재치 있고 핵심을 찌르는 풍자로 유명하다.
이 밖에 권태인(대구 중-남) 전 대구방송 보도국장, 안유호(대구 동갑) 전 경북일보 사장 등 전직 원로 언론인들도 총선 출마 의사를 밝혔다.
현직 기자들의 총선 출마 선언도 이어지고 있다. 이진동 전 조선일보 기자는 경기 안산 상록을에서 출마 의사를 밝혔고, 송승호 월간조선 취재팀장은 경북 김천에서, 배한진 조선일보 경기남부취재본부 기자는 경기 용인갑에서 최근 출마 의사를 밝혔다.
최종건 전 KBS PD는 경기 화성에서, 김영길 전 MBC 기자는 경남 마산을에서, 김문오 전 대구MBC 보도국장은 대구 달성에서 출마가 거론된다. 이들은 모두 한나라당 공천을 희망하고 있다.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로 출사표를 낸 전직 언론인들도 있다.
양기대(경기 광명을) 전 동아일보 정치부 기자는 지난 총선에 이은 두 번째 도전으로 4년간 지역 기반을 착실히 다졌다. 김재목(경기 안산 상록을) 전 문화일보 논설위원, 배종호(전남 목포) 전 KBS 뉴욕특파원, 윤목현(전남 해남-진도) 전 무등일보 부사장, 김명전(전남 장흥-영암) 전 EBS 부사장, 김문환(경기 이천-여주) 전 SBS 기자도 금배지에 도전한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