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재섭-이방호-김무성 ‘대장부 합의’ 아전인수 해석?

  • 입력 2008년 2월 2일 03시 00분


金 “두분이 ‘공천 불이익은 없다’ 약속”

李 “공심위에 일임한 것… 합의 아니다”

姜 “李, 앞에서 ‘네, 네’ 하곤 뒤통수 쳐”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가 1일 이방호 사무총장의 사퇴를 요구하면서, 안 되면 대표직을 물러날 수 있다고 배수진을 친 것은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을 향한 시위로 보인다. 이 당선인의 핵심 측근인 이 총장의 사퇴 여부는 결국 이 당선인의 결단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최악의 경우 이 당선인과 강 대표가 회복하기 힘든 갈등관계로 치달을 수도 있다.

강 대표는 김무성 최고위원이 공천 탈락하고 친 박근혜 의원들이 타격을 입을 경우 친이-친박의 중재자라는 자신의 존재 가치와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차기 대권 야망이 있는 강 대표가 정치적 모험을 강행한 배경이다.

사실 이 당선인과 강 대표는 지난해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부터 갈등과 협조 관계를 반복해왔다.

경선 룰을 놓고 두 후보가 대립한 지난해 5월 강 대표는 중재안을 내놓고, 양측이 수용하지 않으면 대표직과 의원직까지 사퇴하겠다고 압박했다. 이 당선인이 중재안을 받고 박 전 대표가 화답해 갈등은 봉합됐다.

이 당선인이 대선후보로 선출된 8월 이후에는 강 대표가 적극 협력했지만 오래가지는 못했다.

강 대표는 이재오 당시 최고위원 사퇴 파동이 있던 11월 “당 화합을 해치는 발언을 자제하라”면서 사실상 박 전 대표 측의 손을 들어줬다. 이 당선자 측에서는 불만이 많았다.

대선 승리 이후에는 이 당선인 측근들이 ‘당·정·청 일체론’을 주장하자 강 대표가 ‘당정 분리’를 공개 언급하면서 양측 간에 미묘한 긴장이 흐르기도 했다.

공천심사위원회 구성 등 공천 갈등과 관련해서도 강 대표가 “권한은 당에 있다”면서 독자적 목소리를 꾸준히 내자 이 당선인 측에선 “강 대표가 자신의 입지만 도모한다”는 볼멘소리들이 흘러나오곤 했다.

윤종구 기자 jkmas@donga.com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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