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협상 요청할때 아니지만 핵폐기등 변수
10년간 관계 잘못돼… ‘복원’ 표현이 맞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북한이 가장 관계를 정상화하고 싶은 나라는 미국이며 한국이 미국하고 사이가 나쁘면 미국과 북한 사이에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면서 한미관계 강화가 북-미관계와 남북관계 진전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대해서는 2012년까지 남북 간의 관계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다시 논의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 당선인은 인터뷰에서 한미관계에 대해서는 ‘복원’이라는 단어를 쓴 데 비해 한일관계에 대해서는 ‘개선’, 한중관계와 한-러관계를 놓고는 ‘강화’라고 표현해 눈길을 끌었다.
―한미관계 공조 강화에 대한 계획은….
“지금까지 미국과 맺어 온 관계를 생각한다면 ‘복원’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이 맞다. 미국과 관계를 잘해 오다가 지난 10년간 그렇게 (잘못)되었기 때문에 복원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이다. 6자회담에서 북한 핵을 폐기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그래서 미국 대통령과도 가능하면 일찍 만나려고 한다(이 당선인은 한일관계에 대해서는 ‘개선돼야 할 관계’라고 표현했다. 그리고 한중관계 한-러관계는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임기 중에 북핵 폐기를 전제로 정상적인 관계를 맺고 싶다고 했다. 한국과 미국의 관계 강화 등이 북한과의 관계를 냉각시킬 수 있지 않은가. 핵 폐기에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지금까지는) 통상 미국과 관계가 나빠지면 북한과 좋아진다고 생각해 왔지만, 다음 정권은 한미관계 한일관계가 좋아지면 남북관계가 좋아진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근본적인 생각의 전환이다. 북한에도 이를 알리려 한다.
한미, 한일관계가 정상화되면 북한과의 관계가 나빠질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동안 한미관계도 순조롭지 못하고 남북관계에도 진전이 없었다.
북한이 가장 관계를 정상화하고 싶은 나라는 미국이다. 우리가 미국과 사이가 나쁘면 우리가 미국과 북한 사이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우리와 미국의 관계가 좋아져야 북한과 미국의 관계를 정상화하는 데 역할을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저는 질문과는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 북한에도 그런 생각을 알림으로써 오히려 관계를 더 진전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당선인은 2006년 말 노무현 정부와 미국이 2012년으로 정한 전시작전권 전환 시기를 재검토할 의향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미국은 재협상을 원하지 않고 있다. 미국이 이양 시기를 연기할 가능성이 얼마나 된다고 생각하는가.
“전시작전권을 2012년에 완전히 넘기기로 합의한 것은 이미 양국 간에 완전히 협상이 끝났다. 서명까지 했기 때문에 그 문제를 재협상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지금은) 시기적으로 맞지 않다. 그리고 이 문제가 공식적으로 이야기된 바는 없다.”
―그럼 언제가 적정한 시기라고 생각하는가.
“남북 간의 관계가 어떻게 개선되느냐, 북한 핵이 어떻게 폐기되고 한반도 평화가 어떻게 이루어지느냐에 달려 있다. 여러 가지 남북 간의 관계 개선에 따라서 입장이 달라지는 것이다. 전시작전권 전환 문제는 지금 얘기할 때가 아니지만 남북관계와 핵문제, 평화협약 등의 전개 상황이 2012년까지 달라지는 게 없다면 (시기 조정 문제를) 다시 얘기해야 한다.”
정리=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