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2일 재래시장을 방문해 상인들의 애로사항을 듣는 등 설을 앞두고 ‘민생 행보’에 나섰다.
이날 서울 관악구 봉천11동 원당시장에 들른 이 당선인은 어묵 등을 직접 사먹으며 “내가 장사를 해보니까 사주는 사람이 최고더라. 말로만 생색내는 것은 아무 소용없다”며 상인들을 격려했다.
그는 시장 입구에 들어서면서 한나라당 관계자 등이 몰려들자 “물건 사지 않을 사람들은 들어오지 말아야지, 장사하는데 이러면 안 된다”며 주변을 정리하는가 하면 구경 나온 시민들에게는 “여기 오신 분들, 물건도 좀 사세요”라며 흥을 돋웠다.
또 생선 좌판을 차려놓은 김성림(67) 씨의 손을 꼭 잡고 “장사가 안 되는 것 같다”고 말하자 김 씨는 눈물을 훔치며 “될 겁니다. 오셨으니까”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 당선인은 이곳에서도 고등어 2손을 샀다.
그는 이날 시장에서 상인들과 순대국밥으로 점심을 함께하며 “서민들 잘살게 하기 위해 열심히 한번 해보겠다. 재래시장도 인터넷을 이용해서 젊은이들도 많이 이용할 수 있게 하면 좋겠다. 장사는 남이 잘해줘야 되는 게 아니라 스스로 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대선 기간에 인기를 모았던 ‘욕쟁이 할머니’ 광고를 언급하며 “그거 찍을 때 욕 많이 먹었다. 한 번 찍으면 덜 먹었을 텐데 여러 번 찍었더니 계속 욕먹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그는 “요새 너무 불경기고 재래시장은 더 불경기다. 재래시장 장사 잘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이 당선인은 2일 시설 증축에 애로를 겪고 있는 한 장애아동 요양시설에 들러 “(공무원들이 장애아동의) 수만 갖고 하니까 (인허가가) 잘 안 된다”며 정부의 탁상행정을 비판했다.
이 당선인은 이날 부인 김윤옥 여사와 함께 중증 뇌성마비 장애아동 요양시설인 서울 용산구 후암동 ‘영락애니아의 집’을 방문해 이같이 말했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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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 김미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