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출연(연) 연구발전협의회 등 과학기술 단체들은 5일 서울 역삼동 과총회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과학기술부가 폐지되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며 “총선 국면에서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겠다”는 뜻을 밝혔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병기 ‘바른 과학기술사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과실연)’ 상임대표(서울대 전기공학부 교수)는 “과실연은 지난 4년간 개별 국회의원이 과학기술에 어떤 기여를 했는지 평가해 왔다”며 “이를 바탕으로 500만 명에 이르는 과학기술인이 총선에서 여러 실천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움직임을 보일 것이냐는 질문에 이 상임대표는 “세부적인 계획이 서 있는 단계는 아니다”면서도 “국회의원들에 대한 평가 결과를 적절한 방법으로 발표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전길자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차기회장(이화여대 화학과 교수)은 “그동안 과학기술인들이 공통된 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면이 있었다”며 “총선에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도록 뭉쳤다는데 오늘 자리의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과학기술계가 정치권에 대해 공개적인 압박을 선언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총선 개입과 같은 ‘실력행사’를 천명한 것은 특히 주목되는 대목. 그동안 과학기술계는 과기부 해체에 대한 반대 성명을 발표하는 수준의 대응을 해왔다.
이와 병행해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인사들은 과학기술부의 위상 변화가 불가피하다면 ‘교육과학부’를 ‘교육과학기술부’로 변경하는 방안이 추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과학과 기술을 유기적으로 연계해야 뛰어난 경쟁력을 확보할 수가 있다는 것이다.
이헌구 한국과학기술한림원장은 “최근 서울대 연구팀이 국내 대기업에 43억 원짜리 기술을 판 것도 과학과 기술을 넘나드는 연구개발 시스템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과학과 기술을 분리시키면 종합적인 연구개발 체계가 틀어진다”고 성토했다.
이정호 동아사이언스 기자 sunri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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