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 전공 - 교수출신 중용… “정무수석 朴 미리 점찍어”

  • 입력 2008년 2월 11일 03시 04분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10일 차기 정부의 대통령실 수석비서관 내정자들을 발표하면서 스스로 제시한 ‘베스트 오브 베스트’에 합당한 인선이냐는 질문에 대해 “각자 보는 견해가 다르겠지만 제 입장에서는 그 기준에 맞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여러분이 보기에 조금 부족하다고 볼지 모르겠지만, 저와 함께 일한다면 ‘두잉 데어 베스트(Doing their best·최선을 다함)’는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막판 자리 빈 사회정책수석, 박미석 교수 발표직전 통보

‘한미동맹 복원’ 정책방향 고려 외교안보엔 ‘미국통’ 선택

李당선인 “내가 볼 땐 최고… 부족하더라도 최선 다할것”

이 당선인은 인선 배경과 관련해 “여러 기준이 있으나 저와 함께 협력해 일할 능력이 있고, 국가관이 투철하며, 내각에 비해 활기찬 비교적 젊은 층을 선택했다”며 3가지 요소를 고려했음을 밝혔다.

이 당선인은 정무수석비서관에 기용된 박재완 의원에 대해 “국회 국정 업무 등 다방면에 걸쳐 업무를 잘 파악하고 있고 (여러 사람에게) 거부감이 없어 일찌감치 마음에 두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미동맹 복원을 주요 외교정책 방향으로 잡고 있는 이 당선인은 미국에서 고교부터 박사학위까지 받은 ‘미국통’ 김병국 고려대 교수를 외교안보수석비서관에 기용했다.

경제수석비서관은 특히 ‘베스트 오브 베스트’를 찾아야 한다는 당선인 의중에 따라 중량감 있는 학자를 물색한 끝에 김중수 한림대 총장을 선택했다는 후문이다.

대선 때부터 이 당선인의 교육 정책과 공약을 주도한 이주호 의원과 대선 과정에서 ‘BBK 공세’를 무난히 넘기는 데 기여한 이종찬 전 서울고검장은 인선 초기부터 교육과학문화수석비서관과 민정수석비서관에 각각 낙점된 것으로 알려졌다.

곽승준 고려대 교수는 경제수석비서관과 경제부처 차관 등에 거론되다 이 당선인의 각종 공약을 주도했다는 점이 높이 평가돼 주요 공약 이행을 담당하는 국정기획수석비서관으로 최근 낙착됐다.

수석비서관 인선은 정무수석비서관 문제로 발표 전날인 9일 밤까지 진통을 겪은 뒤 10일 오전 7시 반 회의에서 최종 결정됐다.

한때 정무수석비서관을 비워두고 나중에 임명하는 방안까지 검토됐다. 사회정책수석비서관으로 사실상 내정됐던 박재완 의원을 9일 밤늦게 정무수석비서관으로 돌리면서 사회정책수석비서관이 비게 됐다. 이 자리에 여성 후보를 다시 물색하기 시작해 10일 오전에야 박미석 숙명여대 교수를 확정할 수 있었다.

수석비서관들이 학자 출신에 편중됐다는 지적도 있으나, 이 당선인 측은 “다양하게 정책 현장에 관계해 온 전문가 출신들이 많다”고 반박했다.

한편 이 당선인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집무실에서 열린 수석비서관 내정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수석비서관 사이에 벽이 없어야 한다. 중요 사안에 대해서는 모든 수석비서관이 함께 논의하는 시스템이 바람직하다”며 “모두 하나가 돼 일을 해나가야 한다”고 팀워크를 강조했다.

이 당선인은 기자회견에서 내정자들을 호명하며 일일이 소감을 말하도록 할 때도 ‘순서는 없다’고 말해 ‘서열 없는 청와대’를 예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인수위 관계자들은 “정식 청와대 직제가 정리될 때까지는 정해진 서열 없이 일 중심으로 간다는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외교안보수석 김병국

미국 하버드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정치학으로 전공을 바꿔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0년부터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2002년 동아시아 외교 안보 문제를 연구하는 동아시아연구원(EAI)을 창립해 원장을 맡아 왔다. 미국의 학자 및 고위 관료들과 친분이 두텁다.

경제수석 김중수

거시경제를 전공한 정통 ‘KDI맨’. 금융 조세 등에도 이론이 밝으며 역대 정부에서 주요 정책에 두루 참여한 경험을 갖췄다. 규제완화와 자율, 개방과 경쟁을 중시한다. 사람들의 이력이나 인맥 등을 잘 기억. 바둑 당구 테니스 탁구 골프 등 취미도 일가견을 이룰 때까지 몰두한다.

사회정책수석 박미석

숙명여대 가정아동복지학부 교수 출신. 이명박 당선인이 서울시장 때 서울복지재단 초대 대표이사를 맡아 소외 계층을 위한 복지 정책을 추진했다. 한나라당 경선 때 이명박 후보 캠프의 보건 복지·여성·보육정책 자문단으로 활동했다. 이 당선인이 다니는 소망교회를 다닌다.

교육과학문화수석 이주호

비례대표 초선으로 줄곧 국회 교육위 간사를 맡았고 교육 분야를 담당하는 한나라당 제5정책조정위원장을 3년간 세 번이나 연임한 ‘교육통’. 대입 3단계 자율화, 고교 다양화 300 프로젝트, 사교육비 절감 방안 등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주요 교육 정책의 골격을 잡았다.

정무수석 박재완

관료 및 교수 경험이 있는 비례대표 초선 의원으로 정책통이다. 특정 계파에 속하지 않고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의 비서실장을 맡아 대선 후보 경선 과정을 원만하게 물밑 조율하는 데 기여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부혁신·규제개혁 태스크포스 팀장을 맡아 정부조직 개편 작업을 주도했다.

민정수석 이종찬

1995년 ‘12·12 및 5·18 재수사’의 특별수사본부장을 맡아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을 구속했다. 대선 때 이명박 후보의 법률고문으로 ‘BBK 사건’ 대책을 주도했다. 미국의 연방수사국(FBI)과 같은 특별수사본부가 필요하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 일 처리가 꼼꼼하다는 평.

국정기획수석 곽승준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출신으로 이명박 당선인의 ‘정책 복심(腹心)’. 유우익 대통령실장 내정자와 함께 한반도대운하 공약 마련 등을 주도했다. 부친이 현대그룹 계열사 사장 출신으로 오래전부터 이 당선인을 알고 지냈다. 랩을 즐겨 부르고 이종격투기를 좋아한다고 한다.

대변인 이동관

대선 과정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이명박 당선인의 ‘입’ 역할을 해 온 언론인 출신. 폭넓은 대인관계와 정치감각으로 이 당선인 캠프에 합류할 때부터 당선인의 신임을 받았다. 4월 총선 출마를 검토했으나 이 당선인의 권유로 ‘청와대행(行)’을 택했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 동영상제공=인수위,편집=동아일보 사진부 이종승기자


▲ 영상제공=인수위, 편집=동아일보 사진부 이종승 기자


▲ 영상제공=인수위, 편집=동아일보 사진부 이종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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