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13일 “이제 정상적인 신뢰회복을 통해 한미관계가 좀 (개선)되지 않겠느냐는 기대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당선인은 이날 서울 종로구 통의동 집무실에서 조지프 나이 미국 하버드대 교수를 만나 그동안 한미 양국 간 신뢰관계에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미관계가 21세기 미래를 향해 새로운 틀을 만들어 가야 한다. 새로운 미래를 향한 한미관계를 형성하는 게 양국을 위해서도 바람직하고 동북아의 번영을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당선인은 특히 “미국이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 문제에 집중하느라 아시아에 대한 정책 비중이 낮은 것 같다”며 “아시아가 세계의 새로운 중심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미국이 좀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나이 교수는 “한국은 두 거인(중국과 일본) 사이에 있기 때문에 현명하게 힘의 균형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며 “한국의 브랜드를 해외로 확장해 반도국의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당선인이 “미국 대선 후보 가운데 누가 아시아에 관심이 많은가”라고 묻자 나이 교수는 “후보가 누가 되든지, 어느 당이 대선에서 승리하든지 한미관계는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나이 교수는 미 국방부 국제안보담당 차관보를 지냈으며 미래의 국가 경쟁력은 문화를 기반으로 한 ‘소프트파워’에서 나온다는 이론을 주창했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