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당원들… 민노 분당 초읽기

  • 입력 2008년 2월 15일 03시 00분


민주노동당 경남도당 전현직 간부 대표들이 14일 경남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전현직 간부 100여 명이 민노당을 탈당한다고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노동당 경남도당 전현직 간부 대표들이 14일 경남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전현직 간부 100여 명이 민노당을 탈당한다고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노동당의 분당이 현실화 되고 있다. 심상정, 노회찬 의원은 새로운 진보정당을 창당하기로 의견을 모았고, 전국 각지에서는 당원들의 집단 탈당이 이어지고 있다.

인천지역 당원 145명은 14일 탈당을 선언했다.

이들은 “지난 대선에서 민노당의 3% 득표율은 국민의 준엄한 심판이자 근본적인 변화와 혁신의 요구였다”며 “그러나 당은 3일 임시대의원대회에서 이러한 요구를 정면으로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도 경남 105명, 대구 250명, 경기 의정부 50명, 울산 71명의 당원이 이날 탈당을 선언했다. 또 서울과 충남 지역 당원들도 집단 탈당을 예고하고 있어 민노당 지역위원회는 사실상 와해 국면에 들어섰다.

여기에 민노당 내에서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심, 노 의원까지 탈당을 예고함으로써 민노당의 분당 흐름은 이제 되돌리기 어렵다는 관측이다.

이에 앞서 13일 밤 심, 노 의원과 민노당 지역위원장, 총선예비후보 등 40여 명은 서울 대방동 여성플라자에서 비공개 회의를 열고 탈당을 포함한 진로와 진보신당 창당 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들은 새 진보정당 창당에 의견을 모았으나 창당 시기를 4월 총선 이전으로 할지, 이후로 할지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총선 후 창당을 주장하는 측은 바로 창당할 경우 ‘평등파(PD) 신당’에 머물러 반쪽 진보정당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외연 확대를 통해 진보 대연합을 만들자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무소속으로 총선에 나설 경우 정당 지지율에 따른 비례대표 의석을 얻을 수 없기 때문에 공당의 모습을 갖추기 어렵다는 우려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실제 창당 절차를 밟을 경우 이미 탈당해 새로운 진보정당 창당을 준비 중인 조승수 전 의원 등도 합류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심 의원은 17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탈당 후 새 진보정당을 창당하겠다고 거취 표명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천영세 대표 직무대행 등 민노당 임시지도부는 곤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들은 20일 중앙위원회를 열어 ‘당 위기 수습방안’을 의결하는 등 수습에 나선다는 계획이지만 이탈의 흐름을 막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

천 대표 대행은 14일 “분열은 역사적, 시대적 소명이 아니고 국민에 대한 책무도 아니며 민노당이 두 의원에게 부여한 임무를 분열로 끝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 영상취재 : 동아일보 사진부 전영한 기자


▲ 영상취재 : 동아일보 사진부 전영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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