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부 유지 - 해양부 폐지’ 양측 이견 좁혀

  • 입력 2008년 2월 15일 03시 00분


서울에서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왼쪽)이 14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당선인 접견실에서 이라크 쿠르드 자치정부의 네치르반 바르자니 총리를 접견하기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서울에서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왼쪽)이 14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당선인 접견실에서 이라크 쿠르드 자치정부의 네치르반 바르자니 총리를 접견하기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대구에서 손학규 대통합민주신당 대표(오른쪽)가 14일 대구 성서공단 내의 한 태양광 전지 생산업체를 방문해 구내식당에서 반찬을 식판에 옮겨 담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대구에서 손학규 대통합민주신당 대표(오른쪽)가 14일 대구 성서공단 내의 한 태양광 전지 생산업체를 방문해 구내식당에서 반찬을 식판에 옮겨 담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 정부조직개편안 막판 협상

한나라당과 대통합민주신당은 14일 정부조직 개편안에 대한 막판 타결을 위해 3, 4개 협상팀을 가동하면서 총력전을 폈다.

양측은 이날 공개적으로는 “이제 양보는 없다”며 서로를 압박했지만 물밑 협상을 통해서는 이견을 상당히 좁힌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측과 한나라당은 “14일 밤이 마지막 시한”이라며 협상 타결 여부에 관계없이 15일 새 국무위원 후보에 대한 인사청문 요청서를 국회에 보낼 수 있다는 태도를 보였다.

대통합민주신당도 이날 의원총회를 열고 “해양수산부 여성가족부 농촌진흥청은 존치해야 한다”며 강경하게 맞섰다.

그러나 한나라당 이재오 김형오 의원과 대통합민주신당 유인태 의원은 이날 수시로 접촉하면서 양측의 이견을 좁혀 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 이르면 15일 타결 가능성 높아

양측은 이날 서로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며 날을 세웠지만, 곳곳에서 15일 협상 타결의 가능성을 보여 주는 징후들이 감지됐다.

양측은 이른바 ‘6자 회동’으로 불리는 공식 협상 채널과는 별도로 3개의 비공식 채널을 가동해 수시로 접촉했다. 한나라당 안상수-대통합민주신당 김효석 원내대표 라인과 이 당선인 측 임태희 비서실장-대통합민주신당 손학규 대표 측 이기우 비서실장 라인 등이다. 특히 이재오 김형오 의원과 유인태 의원 라인은 사실상 이번 협상을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나라당의 핵심 관계자는 “내일까지 가봐야 하겠지만 상당히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며 15일 극적 타결의 가능성에 무게를 두기도 했다.

양측은 14일 밤 협상 과정에서 한발씩 물러서는 유연성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합민주신당의 핵심 당직자는 “당초 3개 부처의 존치를 주장했지만 해양부에 대해서는 유연하게 갈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신당 측이 해양부를 양보한다면 우리도 상응하는 양보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나라당 주변에서는 여성부를 존치시킬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협상장 주변에서는 신당 측이 해양부 존치를, 한나라당이 여성부 폐지를 각각 양보하고 농진청은 추후에 논의키로 하는 방안도 거론됐다.

한나라당과 이 당선인 주변에서 표면상 내세운 ‘14일 데드라인’을 며칠 더 연장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온 것도 이 같은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 이 당선인 측 관계자는 “15일 조각(組閣)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라고는 하지만 이날 오후까지도 얼마든지 협상할 수 있다. 특히 양측 협상에 따라 국무위원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기간을 줄이면 협상 기한은 며칠 더 늘어난다”고 말했다.

○ 이명박-손학규 회동 15일 열리나

정부조직 개편안 협상 타결을 위해 이 당선인이 손 대표에게 제안한 양자 회동은 15일 성사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최종 성사 여부는 15일 오전이 돼야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주호영 당선인 대변인은 14일 기자들과 만나 “양측의 물밑 협상이 잘되면 15일 오전에 결과가 나올 테고 그렇다면 양자 회동은 그 후에나 가능하지 않겠느냐”며 “협상 타결이 되면 즉시 회동하고 조각 명단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감안해 이 당선인은 15일 오전 모하메드 알 샤이바니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투자공사 사장 일행을 접견하는 것 외에 아무런 일정을 잡지 않았다.

물론 양측의 협상 결과는 아직 예측하기 어렵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14일 대통합민주신당 측의 농진청 존치 요구에 대해 농진청을 정부출연기관으로 전환하는 것을 전제로 연구개발(R&D) 예산을 대폭 늘리는 보완책도 내놓았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 영상취재 : 동아일보 사진부 박경모 기자


▲ 영상취재 : 동아일보 사진부 박경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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