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은 이날 밤늦게까지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와 대통합민주신당 김효석 원내대표, 김형오 인수위 부위원장과 유인태 국회 행정자치위원장 등 복수 채널을 통해 쟁점을 조율했다.
대통합민주신당은 이날 접촉에서 해양수산부와 여성가족부 농촌진흥청 존치 등 ‘3대 요구사항’ 가운데 해양부의 존치에 대해 다소 신축성을 보였고, 한나라당과 인수위는 여성부를 사실상 존속시키고 정부조직법 개정 사항이 아닌 농진청을 존치시키는 방안을 긍정 검토할 수 있다는 태도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인수위와 한나라당 측은 이에 앞서 이날 오전 여성부를 예정대로 보건복지부에 통폐합하되 복지부 산하에 설치될 양성평등위원회를 대통령 직속 장관급 기구로 격상하는 절충안을 제시한 바 있다.
대통합민주신당은 이날 국회에서 소속 의원 간담회를 열고 해양부 여성부 농진청 존치라는 기존 방침을 재확인한 뒤 협상 대표단에 포괄적인 협상 권한을 위임했다.
한나라당과 인수위는 15일 오전에도 협상을 계속해 의견 접근이 이뤄질 경우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과 대통합민주신당 손학규 대표의 회동을 통해 최종합의를 이룬 뒤 새 정부 장관 후보자 명단을 발표하고 ‘국무위원 인사청문 요청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조직법 협상은 오늘(14일)이 마지막 날이다. 오늘 중 어떻게든 합의가 안 되면 내일은 인사청문 요청을 해야 할 상황”이라고 압박했다.
그러나 인수위 핵심 관계자는 “새 정부가 국회의 각료 인사청문회를 거치고, 임명동의를 받은 국무총리의 제청을 받아 정상적인 임명 절차를 밟기 위해서도 (주말까지는) 최대한 협상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그래도 끝내 타협이 불가능하다면 원안(13부 2처)대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통합민주신당 손 대표는 이날 대구 그랜드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진정성을 갖고 협의해야 할 것이다. 그저께 이 당선인과의 통화에서도 실무 협의를 거쳐 그것을 갖고 만나자고 말씀드렸다”며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고 그 결과가 나오면 얼마든지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성원 기자 swpark@donga.com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