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교육과학-특임 ‘출신’ 안배로 반전 거듭

  • 입력 2008년 2월 15일 03시 00분


14명의 장관 내정자가 정해지기까지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측은 검증 작업과 함께 출신학교 출신지역 등 다양한 기준을 고려하며 고심을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선작업은 유우익 대통령실장 내정자, 박영준 당선인 비서실 총괄팀장이 주도했다.

▽출신학교와 지역 안배로 돌고 돈 인선=14명의 내정자 가운데 유명환 외교통일부, 이상희 국방부, 강만수 기획재정부, 원세훈 행정안전부, 김성이 보건복지여성부 장관 내정자는 오래전부터 ‘부동(不動)의 후보’였다. 그러나 다른 내정자들은 출신학교와 지역 안배 때문에 인선 과정에서 서로 ‘물고 물리는’ 반전(反轉)을 겪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표적으로 ‘법무부-교육과학부-특임’이 맞물렸다고 한다.

법무부 장관에는 오랫동안 김종빈 전 검찰총장이 유력 후보로 거론됐다. 전남 여수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지역안배 차원에서도 ‘좋은 카드’로 알려졌다.

그러나 교육과학부 장관 인선이 난산을 겪으면서 변화가 나타났다. 당초 과학계 인사를 교육과학부 장관으로 발탁하려 했지만 여의치 않자 어윤대 전 고려대 총장으로 기울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출신학교가 문제가 됐다고 한다. 이 당선인의 모교인 고려대가 너무 많아지기 때문. 결국 고려대 출신인 김 전 총장 대신 경합 후보였던 서울대 출신 김경한 전 법무부 차관이 발탁됐다는 후문이다.

김 전 총장이 후순위로 밀리자 이번에는 지역안배에 비상이 걸렸다. 호남이 정운천 농수산식품부 내정자 한 명뿐이었기 때문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통일부가 존치될 경우 장관 후보로 거론되던 남주홍(전남 순천) 경기대 교수가 특임장관으로 발탁됐다.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 내정자는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았을 뿐 아니라 충남 출신이라는 점도 발탁 배경에 고려됐다고 한다.

▽‘깜짝’ 발탁=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 내정자는 윤진식 전 산업자원부 장관의 고사(固辭)를 계기로 급부상한 사례다. 특히 최고경영자(CEO)를 선호하는 이 당선인의 ‘취향’에 이 내정자가 쏙 들어왔다는 후문이다. 전경련 상근부회장 출신으로 기업인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유일한 여성 장관인 박은경 내정자도 ‘예상외 인물’이다. 여성 몫으로 당초 전재희 한나라당 의원이 유력 후보로 검토됐지만 총선 출마로 선회한 뒤 이 당선인 측은 여성 후보를 다시 찾기 시작했다. 결국 환경단체 경험이 있는 박 내정자를 환경부 장관으로 발탁하게 됐다. 또 출신대학(이화여대)에 대한 안배도 고려됐다고 한다.

▽고심을 거듭한 낙점=유인촌 중앙대 교수는 인선 과정에서 치열한 경합을 벌여 왔다. 이명박 정부의 문화부는 단순히 문화만이 아니라 언론까지 포괄해야 하는데 유 교수가 언론까지 담당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 문제는 언론인 출신을 문화부 차관으로 기용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유 교수가 내정됐다.

이영희 노동부 장관 내정자는 인선 초기 1순위로 올라왔다. 하지만 여러 채널을 통해 후보가 대거 추천되면서 잠시 후순위로 밀리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원점으로 돌아가 이 내정자가 발탁됐다.

한편 이 당선인 측과 한나라당이 여성가족부를 존치하는 쪽으로 양보할 경우 여성부 장관에 이명박 대선 후보 선대위 양성평등본부장을 지낸 김태현 성신여대 교수가 거론되고 있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 영상취재 : 동아일보 사진부 박경모 기자


▲ 영상취재 : 동아일보 사진부 박경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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