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으로선 이름도 낯설지만 오바마의 대(對)한반도 정책이 궁금하다. 그는 지난주 미 상원 전체회의에 보낸 서면 발언에서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한미관계, 북핵 문제에 대한 소신을 피력했다. 한미 동맹을 혈맹관계라고 표현하면서 “이 당선인의 취임은 한미 양국 관계를 재확인하고 다시 활성화해 새 시대 개막을 향한 신선한 계기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한 대목에 눈길이 간다. 지난 수년간 한미관계가 표류해 왔다는 언급도 양국 관계 개선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는 뜻으로 들린다.
▷오바마는 쓴소리도 주저하지 않았다. 자동차 쌀 쇠고기 노동 및 환경기준을 거론하면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 대해선 ‘북한을 다루면서 내부에서 분열된 모습을 보였다’고 꼬집었다. 우리도 미국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큰 민주당 경선 선두주자의 정책을 찬찬히 따져 봐야 한다. 한미 FTA와 북핵에 관한 오바마의 인식은 당내 경쟁자인 힐러리와 비슷하다. 민주당 후보의 승리는 한반도 정책의 큰 변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변화’는 오바마 돌풍의 원동력이다.
▷오바마는 상원 외교위원회 소속이다. 그는 어렸을 때 5년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살았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에 관심이 크다. 한반도 문제가 선거전의 큰 이슈가 되지 않아 언급할 기회가 적을 뿐이다. “북한에 대해 환상은 없다”고 한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한국 또한 미 대선에 환상을 가져선 안 된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 대선 이후 나타날 미국의 변화에 대응할 준비를 미룰 수 없다.
방형남 논설위원 hnbh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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