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취임식 초대받은 소시민들의 소망

  • 입력 2008년 2월 19일 02시 59분


대통령취임준비위원회는 25일 국회에서 열릴 예정인 제17대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의 배치도를 18일 공개했다. 자료 제공 대통령취임준비위원회
대통령취임준비위원회는 25일 국회에서 열릴 예정인 제17대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의 배치도를 18일 공개했다. 자료 제공 대통령취임준비위원회
“시력 잃어가는 아버지께 마지막 선물” “李당선인이 주례”

“딸아이에게 약속해” “동명이인 ‘이명박’ 도 인연인데…”

이색사연 1000명 초청

“아버지가 당뇨 합병증으로 시력을 잃어 갑니다. 역사의 한 장면을 함께 하고 싶네요.”(경남 고성군 정모 씨)

대통령취임준비위원회는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25일)을 1주일 앞두고 그동안 인터넷으로 신청한 사연 중 간절함을 담은 300여 건을 선정해 관련자 1000여 명을 취임식에 초대하기로 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들의 사연에는 “어머니가 일찍이 혼자 몸이 되어 칠남매를 어렵게 키웠는데 치매에 걸리셔서 생각을 많이 잊어버렸다. 조금이나마 기억이 남아 있을 때 감격스러운 모습을 가슴에 담아 드리고 싶다”(제주시 진모 씨) 등 애절한 내용이 많았다.

또 경기 용인시 임모 씨는 “이 당선인이 선거 유세 중 딸과 악수를 해 주었던 날, 딸아이에게 ‘취임식에 함께 가자’고 했던 약속을 지키게 해 달라”고 청했다. 경기 군포시 김모 씨는 “중학교에 입학하는 딸이 여성 대통령을 꿈꾼다”고, 충남 보령시의 한 분교장은 “3월이면 1명밖에 남지 않는 6학년 학생과 체험학습의 기회를 함께 하고 싶다”고 취임식 참석을 신청했다.

인천의 이모 씨는 “이 당선인이 1997년 결혼식 주례를 해주셨다. 이번에는 제가 축하하고 싶다”고 사연을 보냈고, 서울 성동구에 사는 ‘이명박’ 씨는 동명이인으로서 “멋지게 살아온 이 당선인을 한 번 뵙고 싶다”고 취임식 참여를 희망했다.

이날 취임식 단상에 앉을 국민대표 70여 명도 거의 확정됐다. 영암국가산업단지의 ‘규제 전봇대’를 이 당선인에게 제보한 ㈜유일의 유인숙 대표이사, GM대우의 마이클 그리말디 사장과 이남묵 노조위원장, 수영 국가대표 박태환 선수, 셋째 아이를 입양한 차인표 신애라 부부, 신박제 한국외국기업협회 회장과 사이먼 쿠퍼 HSBC코리아 회장, 태안유류사고 자원봉사자, 북한 이탈주민 등이 포함됐다.

백성운 취임준비위 부위원장은 “어렵게 사는 국민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고 화해와 소통의 장이 되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다양한 인사를 초청했다”고 말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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