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민주당 김영주 의원은 18일 “한 후보자는 1965∼1970년 요크대에서 어시스턴트 렉처러(Assistant Lecturer)를, 1968∼1970년 케임브리지대 응용경제학과 리서치 오피서(Research Officer)를 지냈다”며 “이는 정식 교수가 아니라 보조강사 및 연구원을 뜻하는 만큼 허위 기재”라고 주장했다.
▽교수경력 논란=한 후보자는 1988, 1992, 1996, 2000년 총선홍보물에 ‘영국 요크대 경제학과 교수(65∼68), 케임브리지대 응용경제학과 교수(68∼70)’라고 기재했다. 한 후보자는 1968년 요크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땄다.
김 의원은 이날 “학부에서 정치학, 대학원에서 행정학을 전공한 한 후보자가 영국에서 공부를 시작한 지 2년 후인 박사과정 3∼5년차 때 교수를 지냈다는 게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요크대 설명=김 의원은 요크대 피터 시몬스 교수가 김 의원의 질문에 답한 e메일을 함께 공개했다. 시몬스 교수는 “요크대의 어시스턴트 렉처러는 초년(entry level) 학자로서 대개 급여를 받는 전임(permanent full time salaried) 강사에 해당하며…5년 정도 경력을 쌓은 뒤 렉처러로 승진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 자리는 요즘 영국식으로는 렉처러 B, 미국식의 젊은 조교수에 해당한다. 이 자리는 교수를 단지 돕기만 하는 자리가 아니며 종신계약을 한 한국의 주니어 교수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자리’가 한 후보자가 지냈던 어시스턴트 렉처러인지, 한 등급 높은 렉처러인지는 분명치 않다.
▽당사자 해명=한 후보자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케임브리지대 응용경제학과에서는 모든 교수 타이틀을 ‘리서치 오피서’로 표기한다. 영국에서는 학사 학위(BA) 취득 이후 바로 교수로 임용될 수 있다”고 해명했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 영국의 ‘교수’ 표현은
‘프로페서’ 10% 정도… 렉처러-리더 등 다양
영국 대학에서 교수를 가리키는 표현은 정교수인 프로페서(Professor)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주영국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영국 대학은 프린시펄 렉처러(Principal Lecturer), 리더(Reader), 시니어 렉처러(Senior Lecturer) 등 다양한 표현을 쓰고 있다. 옥스퍼드대에서 공부한 한 교수는 “유명 대학에선 교수 가운데 프로페서라는 직함을 듣는 학자가 10%에 그칠 정도”라고 말한다.
또 ‘전통 고수’라는 특징 때문에 ‘계속 공부하는 학도’라는 뜻을 살리기 위해 옥스퍼드대의 한 칼리지는 교수를 대문자 S를 쓰는 ‘Student’라고 부른다. 결국 교수 지위는 직함 자체보다 처우 급여 강의전담도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