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18일 오후 조각 발표 후 경기 과천시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국무위원 후보자 및 대통령수석비서관 내정자와 워크숍을 갖고 새 정부 국정 운용 계획을 밝혔다.
이 당선인은 이날 오후 10시 25분경 시작된 워크숍 인사말에서 “(대통령 취임 후) 단 일주일이라도 내각이 구성되지 않은 채로 진행되면 대통령은 어떤 업무도 할 수 없다. 앞으로 여야 간 협의하겠지만 (더는 조각 발표를 미룬 채) 기다릴 수 없었다”라며 이날 조각 발표 단행의 배경을 설명했다. 또 “국무위원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는 취임 후인 27, 28일쯤 열릴 것이라고 생각한다”고도 밝혔다.
그는 이어 공직 사회에 만연한 부처 간 장벽을 허물 것을 강조했다.
이 당선인은 “(서울시장 재직 시절) 국무회의에 8개월간 참석했는데 부처가 서로 완벽히 벽에 가려져 있었다. 어떤 일도 남에게 간섭하지 않고 간섭받지 않으려는 부처 간 간격을 봤다”며 “국가적 상황이 있으면 전 국무위원이 자기 부처 소관이 아니더라도 적극적인 토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요즘처럼 세계적 경제위기가 닥쳐오는 상황에서는 어떻게 하면 금년 목표를 달성하고 국민에게 희망을 주느냐와 관련된 ‘내셔널 어젠다’에 대해서는 너나 할 것 없이 밤새워 토론하고 결론을 내야 한다. 그런 다음에 철저히 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당선인은 정운천 농림부 장관 후보자를 가리키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농촌이 어려움이 있을 텐데 농민에게 희망을 줘야 한다”며 “입각하자마자 여러 관련 대표자와 토론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고 부처 간 협력을 잘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공직 사회의 뿌리 깊은 탁상 행정 관행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이 당선인은 “특히 현장 확인을 많이 해 달라고 꼭 부탁한다. 공직자 보고만 듣고 정책을 집행해서는 살아있는 정책이 아니다”라며 “국민의 목소리가 꼭 정책에 반영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윤호 산업자원부 장관 후보자에게는 “(정부조직 개편안이 타결된다면 바뀔) 지식경제부는 기업, 중소기업, 영세상인 등의 이야기를 철저히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와 함께 “3% 성장하든, 7% 성장하든 그 열매가 서민에게 어떻게 돌아갈지 철저히 검토되어야 한다”고 밝힌 뒤 “올 한 해 6% 성장을 달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5년간 평균 7%의 성장을 달성할 수 있도록 기본 체력을 갖춰야 한다. 규제 완화 등 현안을 어떻게 하면 빨리 처리할 수 있느냐를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