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후보자는 이날 이틀째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통합민주당 송영길 의원이 “대법원이 국보위를 내란목적단체라고 판결문을 통해 규정했다”며 반납 의사를 묻자 “반납의사가 있다”고 답변했다.
한 후보자는 이명박 정부가 강조하는 규제 개혁을 통한 경제정책과 관련해 “규제 완화는 제로베이스(백지 상태)에서 시작하겠다”며 “공장 설립 기간 단축, 중소기업 법인세 감면 등 모든 규제를 완화하는 획기적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외환위기 책임론=1996년 8월∼1997년 3월 부총리 겸 재정경제원 장관을 지낸 한 후보자는 이날 “외환위기를 앞두고 경제를 책임졌던 사람으로서 국민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는 “외환위기 당시 해외금융이 허용된 종금사가 무리한 해외 투자로 달러 부족을 부추겼지만 재정경제원이 금융 감독을 제대로 못 했다”는 지적을 받은 뒤 이렇게 사과했다. 다만 한 후보자는 “한국 경제의 구조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8개월 만에 해결할 일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소버린 사외이사=일부 청문위원은 “고위 공직을 지낸 인물이 어떻게 외국 투기자본을 위해 일할 수 있느냐”며 한 후보자를 비판했다. 미국계 투자펀드인 소버린은 2003년 SK㈜ 지분을 인수했다 되팔면서 8000억 원의 차익을 남겼다. 한 후보자는 소버린의 사외이사로 추천됐지만 SK와 소버린의 경영권 다툼 과정에서 실제 취임하지는 않았다.
한 후보자는 “SK가 어려울 때 소버린에서 기업 지배구조를 바꾸겠다며 사외이사 활동을 의뢰 받았다”며 “SK를 지키는 게 좋아서 소버린의 경영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군 복무 중 대학 재학=한 후보자가 육군 장교로 복무하던 1958, 59년에 연세대 정치외교학과에 다닌 기록도 공개됐다. 민주당 정장선 의원은 “1958∼61년 장교로 일한 한 후보자가 어떻게 60년 3월 연세대를 졸업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한 후보자는 “강원도에서 정보 장교로 근무하면서 주말과 밤에 일하고 주중에 이틀 정도 시간을 얻어서 서울에서 학교를 다녔다”며 “그런 탓에 성적은 좋지 않았다”고 답했다.
▽향후 처리=민주당은 이날 인사청문회가 종료되자 찬반 표결을 앞두고 의견 조율에 들어갔다. 민주당 관계자는 “결정적 흠은 발견되지 않았다는 견해와 학력 과장, 증여세 미납 의혹 등 결점이 드러난 만큼 동의하기 어렵다는 견해가 공존한다”고 말했다.
총리 임명동의안은 26일 본회의에 상정되며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에 출석 과반수 찬성이면 통과된다. 전체 298명 중 정당별 의석은 민주당 141석, 한나라당 130석, 민주노동당 9석, 자유선진당 8석, 참주인연합 1석, 창조한국당 1석, 무소속 8석이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이혜민 기자 behapp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