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구 1곳 그쳐… 분구 용인 경쟁 거셀 듯
21일 국회 정치관계법특별위원회를 통과한 선거구 획정안은 이르면 22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될 예정이다. 국회의원 수가 299명으로 유지되면서 4월 9일 총선에서 분구 및 합구가 예상되는 지역구에 출사표를 낸 예비후보들의 운명도 크게 엇갈리게 됐다. 특히 합구 수가 전남 함평-영광 및 강진-완도 1곳에 그치면서 현역의원 간 공천경쟁에 예상보다는 여유가 생겼다.
경기 용인시는 4년간 늘어난 인구 때문에 지역구가 3곳으로 늘어날 것이 예상되면서 이 지역에서 큰 우세를 보여 온 한나라당은 공천 심사를 미뤄왔다. 용인의 경우 분구가 되긴 했지만 한나라당 한선교(용인을) 의원에게 도전장을 낸 같은 당 비례대표 윤건영 의원이 한 의원 지역구 출전 의사를 고수하고 있어 일전이 불가피해 보인다.
또 국민의 정부에서 정보통신부 장관을 지냈다가 한나라당에 공천 신청한 남궁석 전 의원, 박준선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법무행정분과 자문위원 등 10명이 출사표를 던진 용인갑 역시 예비후보들이 늘어난 지역구를 두고 새로운 선택에 직면해 있다.
전남의 경우 현행 13곳에서 12곳으로 조정돼 줄어드는 곳은 1곳이지만 함평-영광과 강진-완도를 인접 지역과 통합 조정하는 방식이어서 행정구역이 쪼개져 나가는 지역구들은 뒤숭숭한 분위기가 역력하다. 지역구가 양쪽으로 갈라진 강진-완도의 이영호 의원은 고향인 완도가 속한 해남-진도-완도 지역구로 결심을 굳힌 상태여서 해남-진도의 채일병 의원과 공천 과정에서 경쟁을 벌이게 됐다. 광주 광산구가 분구됨에 따라 현역인 김동철 의원은 참여정부에서 건설교통부 장관과 국세청장을 지낸 이용섭 씨의 직접적인 도전을 피할지도 모른다.
이번 선거구 획정은 여야가 현역의원 299명 유지, 영호남 텃밭의 전체 의석 수 유지라는 타협점을 찾은 산물로 보인다. 한나라당은 영남에서 62석을 유지했고, 민주당은 호남에서 분구 1곳, 합구 1곳으로 31석을 지켜냈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