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숙명여대 교수인 박미석 대통령사회정책수석비서관 내정자의 제자 논문 표절 논란이 불거진 뒤 박은경 환경부, 김성이 보건복지가족부, 이춘호 여성부, 남주홍 통일부 장관 후보자의 재산 형성 및 친인척 관련 의혹이 전방위로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남주홍, 가족 이중국적 논란=남 후보자는 가족들의 국적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남 후보자의 부인과 자녀(1남 1녀)들이 미국 영주권을 취득했고 이 중 딸은 시민권을 보유하고 있다. 가족들이 미국 국적을 가진 남 후보자가 통일부 장관 직무 수행에 문제가 없겠느냐는 게 문제제기의 요지다. 부인은 남 후보자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인수위원으로 임명된 직후인 올해 초 영주권을 포기했다.
이에 대해 인수위는 “남 후보자 가족들은 10여 년 전부터 미국 생활을 하면서 영주권을 취득했고 아들은 미국에서 학업을 마치고 귀국했으며 다음 달 17일 공군장교로 입대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딸도 현재는 국내의 기업체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성이, 논문 중복 게재 및 투기 의혹=김 후보자에 대해서는 논문을 중복 게재하고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 후보자가 1994년 발표한 ‘청소년 약물 남용 예방 교육프로그램에 관한 연구’가 1992년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을 통해 낸 연구보고서 ‘약물 남용 청소년을 위한 교육프로그램 개발에 관한 연구’와 내용이 유사하다는 것. 최소 5개의 논문을 12곳에 중복 게재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또 자신과 부인이 연고지와 먼 경기 가평군 현리 1149m²의 대지와 건물, 충북 충주시 가주동 임야 8848m²와 밭 804m²를 보유하는 등 부동산 투기 관련 의혹도 제기됐다.
이에 김 후보자는 22일 해명자료를 내고 “청소년 약물 남용 연구의 경우 기존 연구를 보완, 발전시킨 것으로 서로 다른 논문”이라며 “(중복 기고한 글은) 원고 청탁을 받는 과정에서 ‘기존에 작성 혹은 게재됐던 원고를 보내줘도 좋다’는 요청이 들어와 사회복지와 청소년 금연운동 홍보 차원에서 동일한 원고를 제출하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부동산 관련 의혹에 대해서는 “은퇴 후 노후 생활과 건국대 충주캠퍼스 교수인 아내의 출퇴근을 위해 구입한 것으로 투기 목적은 없었다”고 밝혔다.
▽박은경, 농지법 위반 논란=박 후보자는 경기 김포시와 강원 평창군 등에 땅과 주택을 갖고 있고, 특히 본인이 직접 농사를 짓지 않으면서도 농지를 소유해 논란이 일고 있다.
박 후보자는 신도시 개발 계획이 발표되기 1년 전인 1999년 경기 김포시 양촌면 양곡리 논 3817m²를 구모(61·여) 씨로부터 사들였다. 이 땅은 농지법상 직접 농사를 짓지 않는 외지인은 살 수 없는 ‘절대농지’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양촌면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전모(56) 씨가 박 후보자로부터 임차해 벼농사를 짓고 있다.
이에 대해 김포시 농정과 관계자는 “논을 산 뒤 본인이 농사를 짓지 않았다는 구체적 증거만 있으면 법 위반이다”고 말했다.
이 땅은 1999년 3.3m²(1평)당 가격이 20만 원 선이었으나 지금은 80만 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 최모(46) 씨는 “개통 예정인 제2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양촌 나들목에서 500m, 2010년 입주 예정인 양곡신도시에서 200m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며 개발 호재가 높은 지역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명박 당선인 측 관계자는 “김포에 사는 박 후보자의 친척이 좋은 땅이 나왔다고 권유해 산 것이며 외환위기 당시에는 외지인의 농지 구입이 완화되어 산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춘호, 부동산 과다 보유 논란=이 후보자는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풍아파트를 비롯해 서울 부산 경북 제주 등 전국에 총 25건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후보자의 장남 백모(36) 씨도 경북 김천, 제주, 경기 고양 등에 15건의 부동산을 보유해 투기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이동관 인수위 대변인은 “이 후보자 본인과 장남이 보유한 부동산 상당 부분이 사망한 남편으로부터 상속받은 것이고 실제 본인이 매입한 부동산은 일부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남편이 상당한 부자였고 본인의 친정도 부자였다”고 해명했다. 또 장남 명의의 부동산 15건도 실제 매매에 의한 거래는 1건뿐이었다고 덧붙였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김포=정혜진 기자 hye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