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제17대 대통령에 공식 취임하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이날 새벽 0시를 기해 노무현 대통령으로부터 대통령으로서의 법적인 권한과 역할을 인수받는다.
이 당선인은 25일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대통령 취임식을 갖지만 새 대통령으로서의 임기는 이날 새벽 0시부터 시작된다.
현행 헌법은 대통령 임기 개시일을 2월25일로 규정하고 있고, 2003년 대통령직 인수에 관한 법률 제정에 따라 개정된 공직선거법은 '대통령의 임기는 전임 대통령 임기만료일의 다음날 0시부터 개시된다'고 법적으로 명시돼 있다.
●군 통수권등 통치권 정식 행사
이 당선인은 이 시각부터 대통령으로서 군정권과 군령권을 포괄하는 군 통수권을 비롯해 대통령의 통치권을 정식으로 행사하게 된다.
아울러 비상사태에 대비해 대통령과 군을 직통으로 연결할 수 있는 비상연락체제를 비롯해 국가지휘통신망도 즉각 가동된다.
군 당국도 이번 대통령 취임식을 전후해 위급상황 발생시 즉각 대응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합참의 초기대응반과 위기조치반을 가동하고 전군에 경계강화를 지시하는 등 완벽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경호실도 24일 밤 12시 직전 새 대통령의 신변과 사저에 대한 경호권을 정식 인수해 국가원수 경호에 들어간다.
●취임식은 25일 오전 10시 국회 의사당 앞에서 진행
대통령 취임식은 이날 오전 10시 국회 의사당 앞에서 55분간의 식전행사에 이어 개식선언, 국민의례, 취임선서, 군악대 의장대 시연, 예포발사, 취임사 등의 순으로 진행된다.
이명박 새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시장경제에 기초한 일류국가 건설, 진보와 보수의 이념구도를 뛰어넘는 실용주의, 건국 이후 산업화와 민주화 시대를 뛰어넘는 선진화 시대 건설을 새 정부의 국가비전으로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경제 살리기와 국민통합이라는 시대정신에 근거한 신(新) 발전체제를 천명하고 △활기찬 시장경제 △인재대국 △글로벌 코리아 △능동적 복지 △섬기는 정부를 새 정부가 추진할 5대 국정지표로 삼겠다는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전해졌다.
25일 0시를 기해 대통령 권한을 공식 이양받는 이 대통령 당선인은 이날 오전 가회동 사저를 나서 부인 김윤옥 여사와 함께 국립 현충원을 찾아 분향한 뒤 취임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 당선인은 국민의례와 취임선서 등을 마치고 27분여간 취임사를 한 뒤 단상에 앉은 내·외빈과 악수를 하고 연단으로 내려와 이임하는 노무현 대통령을 환송할 예정이다.
취임식 후 신임 대통령은 서울광장에서 시민과 만남→청와대까지 카퍼레이드→효자동 주민 환영행사→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 등에 대한 임명장 수여식을 갖는다.
이후 신임 대통경은 국회에서 국가원로 및 3부 요인, 여야 정당 대표 및 주요 당직자, 외빈 및 주한외교단 등 1000여 명이 참석한 경축연을 갖는다.
저녁에는 청와대 영빈관에서 훈센 캄보디아 총리 등 취임식에 참석한 외빈 200여 명을 초청한 가운데 만찬 행사를 갖는 등 하루동안 빡빡한 일정으로 진행된다.
●취임식 자리배치 및 기타
이명박 대통령 내외와 노무현 전 대통령 내외가 제일 앞에 앉고, 그 바로 뒤에 5부요인, 국빈, 전직 대통령이 앉는다. 국빈으로는 후쿠다 일본 총리, 남바린 몽골대통령, 쿤센 캄보디아 총리 등이 참석한다. 그 옆에는 1000여 명의 국민대표(박태환, 김연아 등)가 자리를 잡고 그 뒤 단상에는 주한 외교단, 외빈, 시도지사, 특별초청인사 등의 자리가 배치된다.
이 당선인은 논란 끝에 결국 양복을 입기로했다. 대신 취임식 이외에는 한복을 입을 예정이다.
과거에는 연단까지 차를 타고 대통령이 입장했지만 이번에는 정문에서부터 중앙 통로를 통해 걸어서 입장할 예정이다. 전체 초청 인원은 6만여 명, 행사요원 3700명, 내외신 취재진 1718명이 동원되고 총예산 25억 원이 투입된다.
● 24일 밤 11시반부터 보신각에서 전야제
이에 앞서 17대 대통령 임기의 공식 시작을 알리는 서울 보신각종 타종행사가 25일 0시에 열린다.
전야제는 24일 밤 11시30분부터 보신각에서 열리며 타종행사에는 전국 16개 시도와 재외동포 중에서 뽑힌 국민대표 17인이 참여해 33번 종을 울린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