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앞에서 다짐한 대로 한국이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데 앞장 서 주길 바랄 뿐이죠.”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마당에서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이 열린 25일 오전. 고향인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덕실마을은 축하의 열기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이 대통령의 고향집 앞 공터에서 대형 TV를 통해 취임식을 지켜보던 주민들은 “…대통령으로서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라는 말이 끝나자 손에 쥐고 있던 수백 개의 풍선을 동해 쪽으로 날려 보냈다.
주민들은 TV를 통해 나오는 이 대통령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다 수십 차례 박수를 보내며 ‘이명박’을 외쳤다.
축제 분위기가 물씬한 덕실마을은 아침부터 붐볐다. 전국에서 찾아온 8000여 명이 취임을 축하했다. 흥해농협 농악단은 지난해 12월 당선 때와 마찬가지로 풍악을 울리며 분위기를 한껏 돋웠다.
7번 국도에서 마을로 이어지는 진입로 3km에는 ‘포항시민과 함께하는 국민성공시대 개막’ ‘대통령 도시 글로벌 포항’이라는 현수막이 보였다.
이 대통령의 사촌형수 유순옥(75) 씨를 비롯해 마을 주민 10여 명은 취임식에 초청 받아 이날 새벽 서울로 떠났다.
마을 이장 이덕형(55) 씨는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부터 지금까지 마을에는 전국에서 수만 명의 관광객이 찾아 주민들이 내내 기분이 좋았다”며 “이제 전 국민의 사랑을 받는 훌륭한 대통령이 되어 주길 간절히 빌겠다”고 말했다.
흥해읍 주민들은 A4용지 1000여 장을 마련해 국민이 대통령에게 바라는 글을 받았다. 주민들은 이 내용을 청와대에 전달할 계획이다.
마을을 찾은 시민들은 고향집 옆에 설치된 ‘희망게시판’ 2곳에 ‘부자 나라 만들어 주세요’ ‘존경 받는 대통령이 돼 주세요’라고 쓰며 기대를 나타냈다.
주민들은 축하객을 위해 1000명분의 떡국을 준비했으나 금방 동이 났다.
포항시내도 온통 태극기 물결을 이뤘다. 거리 곳곳에서는 최백호 씨의 ‘영일만 친구’ 노래가 흘러나왔다.
간선도로 230여 곳에는 ‘성공! 이명박, 성공! 대한민국, 성공! 포항시’라는 현수막과 깃발 1000여 개가 걸렸다. 태극기를 매단 2800여 대의 택시도 시내를 누비며 힘찬 출발을 기원했다.
포항시 23개 읍면동 농악대 500여 명은 이날 시민들과 함께 시내를 2km가량 행진한 뒤 포항역에 모여 풍선 2008개를 영일만 하늘로 날려 보냈다.
포항=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