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 비서관’ 박영준?

박영준(사진) 대통령기획조정비서관이 새 정부 청와대의 ‘왕(王) 비서관’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국회부의장의 보좌관을 지낸 박 비서관은 고려대 출신으로 청와대 비서진 및 장관 인선 검증을 사실상 실무 지휘해 왔고, 이 대통령의 핵심 측근 중 한 명으로 부상했다.

26일 윤곽이 드러난 청와대 회의 운영안을 보면 웬만한 주요 회의는 박 비서관의 손길을 거치도록 되어 있다.

핵심 회의체인 대통령수석비서관회의와 확대비서관회의 준비는 박 비서관이 맡는다. 수석비서관회의 중 핵심 절차인 일일 상황보고는 박 비서관이 발제를 맡게 되며, 이 회의의 결과와 후속 조치 등도 박 비서관이 최종 취합해 이 대통령에게 보고하게 된다. 회의의 시작과 끝을 책임지는 셈이다.

특히 각 부처에 청와대 지침을 구체적으로 하달하게 될 업무조정회의는 준비뿐만 아니라 직접 주재하며, 청와대의 효율적 운영을 위해 진행될 조직 진단 및 성과 평가도 박 비서관이 주관하게 된다. 청와대 각 조직의 평가를 사실상 맡게 된 것이다.

이를 놓고 “이전 정부 청와대의 핵심 요직인 국정상황실장보다 오히려 권한이 더 세다” “사실상 수석비서관급이다”라는 말도 나온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춘호 여성부 장관 후보자의 낙마 등을 거론하며 “박 비서관이 주도한 장관 인선이 이런 결과를 낳았는데 특정 인사에게 힘이 과도하게 실리는 것 아니냐”는 견제론도 적지 않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